[프로야구] 이적 하자마자, 김상현 대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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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상현

SK 김상현(33)은 두 무릎을 낮춰 ‘장전 자세’를 취했다. 두산 정재훈(33)이 던진 포크볼이 밋밋하게 들어오자 벼락같이 스윙했다. 배트에 제대로 걸린 공은 인천 문학구장 밤하늘을 시원하게 갈랐다.

 김상현이 7일 인천 두산전에서 SK 이적 후 첫 홈런을 터뜨렸다. 6-3으로 앞선 8회 무사 1루에서 파울 3개를 포함해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좌월 투런포를 때려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김상현은 방망이를 허공으로 빙그르르 돌렸다. 특유의 스윙, 특유의 타구, 특유의 세리머니. 김상현은 장쾌한 홈런 한 방으로 트레이드 충격을 날려 버렸다. SK는 4타수 3안타·2타점을 몰아친 김상현과 6이닝 2실점으로 첫 승을 올린 선발 김광현 덕분에 8-3으로 이겨 3연승을 달렸다.

 SK는 지난 6일 KIA로부터 김상현과 왼손 투수 진해수를 받았고, 오른손 투수 송은범과 신승현을 내줬다. 올 시즌 최대 규모의 트레이드는 KIA에 더 이익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김상현은 트레이드 전까지 시즌 타율 0.222, 홈런 2개에 그친 터였다. SK가 강력한 오른손 타자를 원했지만 홈런·타점왕에 올랐던 2009년 김상현의 위력은 최근 상당히 떨어진 것 같았다.

 김상현은 “이만수 SK 감독님이 단타 말고 홈런을 치라고 당부하셨다. ‘KIA가 왜 김상현을 보냈는가’라는 말이 나오도록 SK에서 잘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첫날부터 김상현을 4번 타자로 기용하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김상현은 2회와 6회 단타를 쳤지만 세 번째 안타는 SK가 기다린 대포였다. 이 감독은 “기대한 것처럼 호쾌한 타격이었다”며 흐뭇해했다.

 롯데는 광주 KIA전에서 선발 옥스프링의 9이닝 무실점 완봉투에 힘입어 3-0으로 승리, 3연패에서 벗어났다. 잠실 LG전에서 6-4로 재역전승한 넥센은 KIA를 반 경기 차로 밀어내고 이틀 만에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시즌 8호 홈런을 터뜨린 넥센 이성열은 팀 동료 박병호(9개)에 이어 홈런 공동 2위에 올랐다.

 창원 마산구장에서는 한화가 NC에 8-4로 재역전승했다. 한화는 NC를 최하위로 밀어내고 5일 만에 8위로 뛰어올랐다.

김식 기자

◆프로야구 전적(7일)

▶잠실 넥센 6-4 LG ▶문학 SK 8-3 두산

▶마산 한화 8-4 NC ▶광주 롯데 3-0 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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