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비싼 국산자동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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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상공은 금년말로 실효될 자동차공업보호법을 폐기하고 새로 동진흥법을 성안하여 자동차공업을 계속 육성할 방침이라고 언명했다. 그러나 국내경제의 제반여건 기술수준 특히 그 국제가격등에 비추어볼 때 자동차공업에 그처럼 역점을 두고 보호 육성코자하는 진의가 어디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첫째, 가격에 있어 「코로나」승용차의 경우 대당 일본은 8백여불에 자나지않으나 「신진공업」은 무려 3천불에 달하고 있다. 무역자유화를 기본방향으로 삼고 있는 현단계에서 국제시세보다 근4배나 비싼 가격이 어떻게 해서 형성될 수 있으며 또한 그대로 지금까지 묵과되어 왔었는지 알 수 없는 일리라고 하겠다. 더욱이 「신진」은 설립초기부터 면세되어 오지 않았던가.
둘째, 자동차의 국산화를 올바르게 이룩하자면 민간기업으로 하여금 자유경쟁을 시킴으로써 질의 향상과 가격의 평준화를 기할 수 있을 것인데 그와는 반대로 일개 특정회사로 하여금 완전독점을 시켜 왔다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산업정책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국산화율이 67년에도 40%에 미달하고 있다고 하니 이는 결국 일본의 자동차공업을 발전시키는 결과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그 결과 특정기업으로 하여금 막대한 독점이윤의 조출을 가능케 하였다. 실제에 있어 동기업은 근1백억원의 매상을 보였으며 그 이윤율은 약70%에 달하리라고 들린다.
정상적인 기업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율 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폭리가 과연 어떻게 처리되고 어디에 흘러 들어간 것인지 알고싶다.
김상공은 자동차공업의 새로군 진흥법을 제정하기에 앞서 그 공업의 국제적 비교와 기업경영의 내용을 국민 앞에 밝혀야 마땅할 것이다.
셋째, 수입대체산업으로서의 자동차공업의 육성도 국내실정으로는 아직 시기상조하고 안할수없다. 고성능의 기계제작에는 무엇보다 품질이 우수한 원자재의 공급이 염가로 이루어짐이 선결요건이데 우리는 양질의 철재공급량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해외에서 수입하고있는 실정에 있다.
넷째, 시장이 협소하고 국민의 소득수준이 낮으므로 자동차의 수요개척에는 한계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정책으로도 우리는 아직 소비재공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형편에 도달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기본적인 제철·일반기계·화학공업 등의 발전이 이룩된 후에 자동차와 같은 소비재공업이 추진돼야 할 줄 안다.
경제 성장단계에 비추어 보더라도 자동차의 대중화는 도약단계에서가 아니라 성숙 내지 고도대중소비의 단계에서 발전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서 한편에서 저축 과 생산적 투자를 정책적으로 장려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소비적인 자동차공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그와 같은 육성정책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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