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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안 먹었으니 잘봐 달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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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치와 법률 잘 조화될지>
○…6·8선거 부정조사특위법 제정을 위한 특위가 8일 상오 국회 의장실에서 첫모임을 열고 출발했는데 여·야 의원들이 똑같이 『정치적 약속과 법률적 입장을 조화시켜야 하는 큰 어려움이 있다』고 앞길이 험난함을 자인-.
최연장자로 임시 사회를 맡은 정구영(공화)의원은 『의정서의 약속과 헌법·국회법의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이율배반적 입장을 조화시켜야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중지를 짜내는 방안이 급선무』라고 역설-.
유진산(신민)의원은 『정치라는건 조화의 묘니까 잘되겠지요』라고 말할 뿐 신민당 측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결국 오는 18일까지로 시한을 잡은 이 특위는 전권협상 때와 같이 공화당은 법률 준수라는 「상봉」의 입장에서, 신민당은 원외낙선자들의 눈치를 살피는 정치적 「하율」의 입장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라는 풀이가 지배적.

<검사·피고간의 심문 같아>
○…양차 선거에서의 정치자금 조달문제에 초점을 둔 국회재경·상공반의 재무부 감사는 검사(야당의원)의 피고(정부 측)심문 같은 느낌.
7일 신민당의 고흥문금재광 김응주 의원은 『정부가 재정 파탄을 가져 오해』『답변이 초점을 잃었다』면서 조목조목 따져 서 장관을 당황케 하는가 하면 김재광 의원은 『사실을 그대로 시인하느냐』고 재우쳐 물으면서 『구구한 이유나 변명은 필요 없다』고 욱박지르기까지.
그런가하면 김주인(공화)위원장이 정부측을 두둔하는 사회를 본다하여 같은 공화당의 김종철 의원으로부터 『사회자가 말이 많다』고 주의를 받기도 하고.

<집이나 잘 짓도록 하라>
○…신축하는 정부종합청사의 공법을 둘러싸고 총무처와 설계자 사이에 말썽이 붙고있는 공법시비 문제는 박정희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되었는데….
이석제 총무처장관은 7일 박 대통령에게 『말썽 없이 일을 추진하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고 말하면서 정부 종합청사의 공법시비를 보고하려고 하자 박 대통령은 『나도 대강은 알고 있어. 잡음 좀 있으면 어때? 집이나 잘 짓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이 장관은 이날 국회 내무위에서도 이를 보고, 『돈은 먹지 않았으니 잘 좀 봐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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