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율 상향 조작 계속|70전 올라 274원 60전 고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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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은은 외환 시세를 전일의 시장 최고 시세보다 높은 수준에서 상향 조작을 계속함으로써 외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8일 한은은 미화집중기준율과 매입율을 7일보다 70전씩 올린 2백 74원 60전과 2백 74원 40전으로 고시, 7일의 시장매도 최고율 2백 74원 30전, 매입 최고율 2백 73원 50전을 훨씬 상회하는 선에서 결정했으며 오름세의 폭도 환율 결정방식변경이후 최고율을 보였다.
정부소식통은 금년도 3억 7천만 불 수출목표달성이 어려운 점에 비추어 연말을 앞두고 수출을 가능한한 자극하기 위해서도 환율의 상향조작이 계속될 것을 암시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주장하고 있는 환율상정선 인상설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러한 미화 환율 상승 추세에 힘입어 7일의 거래량은 매도 1백 98만 4천 불, 매입 3백 6만 1천 불이라는 기록적인 거래량을 보였는데 이에 따라 외환증서장외 거래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1월 25일부터 환율결정방식이 변경된 이후 외국환은행의 대고객 매매율의 기준이 되는 한은의 고시율은 꾸준히 상승, 첫날의 미불당 집중기준율 2백 71원 50전이 2주일만인 8일 현재 2백 74원 60전으로, 집중 매입율은 2백 71원 30전에서 2백 74원 40전으로 각각 3원 10전이 올랐다.
이와 같이 미불에 대한 환율의 상향 조작은 실질적인 평가절하를 뜻하는 것이며 다만 일시적인 큰 폭의 평가절하에서 오는 충격을 막기 위해 시간적 여유를 두고 서서히 단행하는 것이라고 풀이 될 수 있는 것. 환율고시방법 변경 당초에는 환율이 약간의 기복을 보였으나 최근 갑자기 상향조작의 폭이 커진 것은 ①연말을 앞두고 수출을 자극하며 ②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통화량 환수효과를 노린 정부의 의도가 표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세연 한은 총재는 환율이 급상승하여 3백원대를 넘어서면 매도율을 고시, 하향 조정해야할 필요성을 비쳤지만 현재와 같은 상향조작을 과연 정부가 어느 선까지 계속 할 것인지 분명치는 않다. 따라서 연내 아니면 내년 초까지 3백원대 아니면 업계가 요구하는 3백 20원대까지 오를 것인지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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