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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와 부업(완)-미싱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국여성의 수 솜씨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가늘고 색스런 깁실을 올올이 풀어 붉고 검은 공단에 화조십장생을 수놓은 병풍과 족자와 베갯모는 어느 가정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대의「템포」에 따라 눈이 시도록 정신집중과 꼼꼼한 바늘 뜨기, 한없이 필요한 시간 때문에 동양자수는 여인들 손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대신 등장한 것이 굵은 실로 뚜걱뚜걱 대충 모습만 처리하는 불란서자수와 그보다 더 속도를 낼 수 있는 미싱자수다.
미싱자수는 손 수에 가깝도록 섬세하고 아름다운 수를 놓을 수 있는 동시에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강점이다. 1분이 못되어 큼직한 장미 한 송이가 줄기와 잎을 갖춘 채 미싱바늘 끝에서 피어난다.
고급주단에서「테피터」이불, 아동복,「블라우스」,「스웨터」,손수건, 속치마,「파라솔」,병풍, 족자, 인형 옷 등…. 빠르고 쉽고 아름다운 미싱자수는 그 활용범위가 한없이 번져나가고 있다.
미싱자수를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어렵게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아이디어」보다 정확한 되풀이이기 때문에 머리 쓰기 싫은 주부들에게는 환영받을 수 있는 실속 있는 부업일 수 있다.
방송국에서 구연동화로 일하던 백정란(30) 여사는 3년 전부터 미싱자수에 착안했다. 두 아기의 어머니이며 남편은「샐러리맨」. 삼호 미싱자수 학원에서 2개월(하루4시간) 강습을 받고 미싱한대로 수를 놓아 2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제는 미싱이 5대. 수사를 쓰고있는데도 일이 밀리는 정도라는 것.
기초자본인 미싱한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어려운 조건인지 모르지만 하루에 서너 시간 간단한 손수건이나 꽃 이불 정도 수를 놓아 이웃이나 친지들에게 싼값으로 팔아도 1만5천 원 정도는 거뜬히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삼호 미싱자수 학원장 이경희 여사는 말하고 있다. 「지그재그」 미싱1대는 2만원에서 6만원 1만5천 원 정도의 국산이 있지만 부업용으로는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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