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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맛 향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 추석에 월나에 있는 화랑의 후예들은 고국에서 정성껏 보내준 많은 반찬들을 맛있게 먹었다. 그중에서 특히 김치란놈은 수월찮이 각개인에게 분배 되어졌다. 때마다 많은량의 밥을 쓰레기통에 남겨 버리던 것을 그 김치가 있고부터 며칠간은 한번에 두그릇을 먹는통에 밥이 모자라 아우성을 치곤했다.
○…끼니마다 먹는 육식에다 진절머리를 느낀지 오래라 김치에 밥맛이 없을리 없다. 김치를 분배받던 그날 저녁엔 실컷먹어볼양으로 네사람몫의 김치를 P하사와 둘이 앉아서 맨입에 먹기 시작했다. 3분의 1쯤 먹고는 더먹지 못하겠다고 P하사는 물러섰다. 나머지 국물까지 혼자서 몽땅 먹어 치웠다. 김치라야 가을 배추가 아니고 양배추여서 짜고 시고 그맛 총천연색이었지만 아직까지 잊을 수가 없다.
○…고국에는 낙엽이지고 김장철로 접어들어 겨우살이 걱정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머님이 손수 담그신 알배추김치 생각이 난다. 얼음이 동동뜨는 동치미국물이라든가 이름도 멋진 총각김치…. 섭씨38도 더위와함께 고국과 김치생각이 땀내처럼 마으속으로 젖어든다.<김영태·24·군우151∼501 주월백마부대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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