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협상의 향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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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11일 「존슨」미 대통령이 월맹에 대해서 중립국함상회담을 제의했다.이는 무엇보다도 회담장소를 명백히 말했다는점에서 주목을 끈다. 종래 「존슨」대통령은 월맹이 응하기만하면 언제 어디서나 즉각 협상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해왔으나 회담장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존슨」대통령의 중립함상회담제의는 협상을 촉구하기위한 새로운 시도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존슨」대통령이 중립국함상회담을 제의했다하더라도 공산월맹이 그에 응하리란 징조는 아직 조금도 보이지 않고 있다. 월맹에 대해서 협상을 촉구함에 있어서 회담장소문제는 2차, 3차문제이며 사소한 문제에 지나지 않을까 한다.
왜냐하면 공산월맹은 협상의 조건으로서 회담장소를 문제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북폭의 무조건중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며 보다 근본적인 주요조건으로서는 「베트콩」의 인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산월맹의 이와 같은 일방적인 요구는 그들의 월남 침략야욕에 있어서 조금도 변함이 없음을 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월남문제에 있어서 연합국의 무조건 굴복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설혹 이러한 조건을 들어주면서 협상을 실현시킨다해도 그 협상이 어떻게 될것인지는 뻔한 것이다. 협상이 개최되는 것도 문제지만 협상이 개최된 이후의 문제도 큰 것이다. 금년들어 압수한 「베트콩」의 비밀문서에 의하면 그들도 언젠가는 협상을 예기했음인지 벌써부터 일면전쟁 일면협상의 양면전략의 감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컨대 월남협상의 핵심적인 문제는 월맹의 침략포기에 있으며 그들이 그것을 굽히지않는 이상 어떤 제의도 실효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1965년4월 「존슨」대통령이 월맹협상을 제의한 이래 그동안에 나온 협상안은 무려 30여개나 된다. 그 어느것도 한낱 공론에 지나지 않았다. 월남전쟁이 어느때고 협상에 의해서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데 대해서는 누구나 의심하지 않지만 그 실현은 아직도 표면하다.
그러면 어느때가 협상의 시기가 될것인가. 여기에는 대체로 세가지 견해가 지배적인듯하다. 첫째로 미국에서의 국론이 통일될 때, 둘째로 월남정부가 안정될 때, 셋째로 월맹에 대한 출혈을 확대시킬때라고 보고 있다. 미국내에서의 국론의 통일과 월남정부의 안정은 지금에 있어서는 군사작전보다 더 중요시되고 있는 것같다.
군사적으로 열세에 있는 지금의 월맹이 항전을 계속하는 이유는 미국여론의 분열과 월남전국의 불안을 감안해서 그것에 기대를 걸고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존슨」대통령의 중립국함상회담제의는 월맹에 대해서 다시금 협상을 촉구한데도 의의가 있지만 그와 동시에 미국내의 반전「데모」파에 각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된다는데 또하나의 의의가 있을 것이다. 침략을 저지하고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미국내 양식파의 견해를 중심으로한 국민적 합의야말로 월맹을 협상「테이블」로 이끌게하는 가장 큰 자극제가 될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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