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시장으로서의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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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해 1967년은 「유엔」이 제정한 국제관광의해. 우리나라에서도 IUOTO(국제관설관광기구연합)와 PATA(태평양지역관광협회)의 협찬으로 지난 1일부터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각지에서는 이미 민속공연·제2회 「미스·태평양」한국대표선발대회·관광전시회·「서비스」개선과 관광지역주변의 미화를 위한 활발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이 기간중에는 미국 관광업체대표들의 대거 내한하여 관광사업진흥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듯 하다.
최근 수년래 우리 나라에서도 외국관광객의 잇단 내한과 이들을 통한 외화가득액이 누증일로에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지난 62년 당시 한해 1만 5천명 정도였던 외국관광객이 66년에는 그 4배가 넘는 6만 8천명에 달하였고 이들을 통해 우리나라가 벌어들인 외화만도 제1차 5개년 계획 기간 중 8천 3백 47만 2천여불에 달하였다. 이 추세는 올해에도 지속되어 지난 8월말 현재 이미 5만 5천 3백여명의 입국자와 외회획득액 2천 1백 64여만불의 좋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66연도 우리나라의 수출총액 2억 5천여만불중 단일항목으로서는 최고의 실적을 올린 의류수출액총계가 3천 3백 38여만불, 그나마 그 대부분이 보세가공수출로 순가득액이 근소했던 것을 상기한다면 관광사업을 통산 년수입 평균 3천만불의 외화는 순경제적 견지에서도 막중한 의의를 갖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각국이 새삼 「관광산업」이란 신술어를 만들어 그 진흥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결코 이유 없는 일이 아니라 하겠다.
관광사업은 그밖에도 민간외교와 문화교류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막중한 의미를 갖는다. 한번 이국땅에 발을 들여놓고 그 나라 국민들의 생생한 생활양태를 직접 목도, 체험한 사람이라면 그가 본국에 돌아간 다음에도 평생을 통해 그 나라에 대한 숨은 동정자의 입장에 서리라는 것은 인지부정일 것이다. 사람들이 각국에 특유한 제도·문물과 이국적인 정서에 접했을 때 느끼는 인간가족으로서의 친화감 내지 연대의식이야말로 참다운 세계평화의 기반이기도 하다. 「유엔」이 특히 관광사업의 중요성에 대하여 큰 관심을 표명하게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 생각된다. 고래로 수려한 산수와 아름다운 인정으로 이름난 우리나라에 되도록 많은 외국관광객을 유치하여 이들에게 평생 지워지지않는 좋은 「코리아」의 인상을 심어주도록 전국민의 슬기로운 협조가 요청되는 소이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근래 우리 나라에 있어서는 외국 관광객과 외화 획득액의 계속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1인당 소비액이 고작 평균 2백30불대를 넘지 못하고 있음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우리의 관광시책에 중대한 결함이 있음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으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호텔」시설의 확장, 도로와 교통시설의 정비, 관광용상품의 개량, 명승고적 주변에 관한 친절한 「가이드·시스팀」의 완비 등이 모두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외국 관광객이 입국에서부터 출국까지의 전기간을 통해 다른 어떤 나라에서보다도 더욱 친절하고 훈훈한 한국인정의 미를 체험할 수 있도록 관·민이 일치하여 전반적인 사회환경의 정화를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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