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조니·워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서부극에 나오는 「바」 의 풍경은 인상적이다. 「카우보이」들의 주도를 보면 싸구려 술인 경우 단숨에 홀짝 들여 마신다. 고급품은 호두 만한 「글라스」한잔을 가지고 서너 번에 나누어 마신다. 「위스키」의 경우 향기의 음미를 빼놓을 수 없다. 혀와 코로 술을 마시며 감상하는 것이다.
「위스키」를 「테스트」하려면 손바닥에 그 술을 몇 방울 묻혀 두 손을 비벼 본다. 좋은 술일수록 「알코올」향기는 오래도록 손바닥에 남는다. 톡 쏘는 향기가 아니라,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듯한 은은한 향기이다. 이상한 것은 좋은 술의 경우, 손에 묻히면 「알코올」분이 기름기를 응해 시켜 손바닥이 깔깔한 느낌을 줄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이다. 오히려 끈적끈적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영국의 주세법에 의하면 「스카치·위스키」는 이렇게 정의되어있다. ⓛ정부가 인정하는 「스코틀랜드」지역 내에서 ②대맥 맥아의 「디아스타젠」을 넣어, 곡류를 당화한 발효의 「머쉬」로부터 ③동지역내에서의 증류 과정을 거쳐 ④동지역내의 주저장고 안에 ⑤3년 이상 저장하여 ⑥출고허가와 매도증서를 받는 술에 한해 ⑦「스카치·위스키」의 명칭을 허용한다.
영국이 이처럼 섬세하게 주질을 법으로 보호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위스키」의 대부분을 세계에 수출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블랙마키트」에 서양주가 흥청거리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다른 양주보다도 「조니·워커」와 같은 최고급주의 수요가 특히 활발한 것은 어찌된 일인가.
유독성 가짜가 그것의 90%라는 것은 더구나 충격적이다.
양주 없이도 유쾌한 사회는 기대할 수 없는가. 「조니·워커」의 사회는 병리의 온상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