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이기주의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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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도시 서울거리를 걷고 있노라면 모두 이기주의자들의 집합체란 생각이 든다. 생활태도가 그렇고 사회여건이 그리하니 자의반 타의반이라할까. 「버스」를 탈 때 정거장에서 번호표를 뽑아 차례로 타는 것은「런던」시민들. 그러나 서울의 경우 재빠르고 억센 사람이 먼저 타기 마련인게 예사다. 그뿐이 아니다. 아침 출근시간은 물론 기타 시간에도 소위 급행좌석「버스」가 입석공간조차 없도록 손님을 태우고 미친 듯이 달리는가 하면 정거장에선 하품이 날 정도로 오래지체한다.
바쁜 아침시간에 교통규칙위반이라 하여 승객은 아랑곳없다는듯이「버스」를 묶어 놓기가 일쑤인 교통순경.그러나 하나같이 무표정한 승객들. 그손님에 그운전사요 그순경의 어울리는「컴비」이다.
신사차림의 승객이「금연」표어 앞에서 의젓이 담배를 피우고 한 숙녀손님은 차중에 가래침을 탁. 2인석을 1인석으로 착각하는 등 우리가 늘 목격하고 체험하는 바다. 거리의 휴지통도 제구실을 못한다. 통행인이 길가에 버리는 휴지 때문에 무색하게 서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한편 노상에서는 새로 도입한 황색의 시 청소차가 물을뿜으며 커다란 솔로 청소를 한다. 어리둥절한 잡탕이다. 갑자기 경적이 요란하게 들린다. 대통령? 외국귀빈?소방차?...그러나 돌아보니 외국관광객을 실은「버스」기 경찰「사이트.카」를 앞세우고 돌진하고,있지않은가. 어처구니가 없다.
이런차의 시위는 다른데서도 볼 수 있다. 고급승용차「벤츠」,「비크」,「시브레」순의 자가용,「랜드리버」,「위리 .지프」등 그외형, 차내단장,「헤들라이트」와 적색등 따위로 그나름의 존재성을 보여준다. 또 군용 「트럭」은 고막이 터질듯한 경적으로 행세한다.
이러한 모든 현상은 자기중심주의에 기인한 결과이다. 거국적으로 근대화를 지향하고 있는 오늘날 여러산업시설.재료.개발계획등의 시행자이며 혜택자인 국민은 한사람 한사람 자기중심주의를 버려야할때다. 새로운 정신적 자세,즉 각자는 생을 가진 세포로한 유기체의 성장에 그목적을 두어야 될 것이다. 조국의 근대화는 모름지기 우리자신부터 그리고 건실한 사회생활태도로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다. 임영방<철박.미술논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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