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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희마의 계단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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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노병은 죽지 않는다″「맥아더」장군의 동상>
「맥아더」장군의 용자가 인천만을 굽어본다. 오랜 풍상에도 위용을 잃지 않았다. 인천 자유공원에서 한눈이면 전시가.
『노병은 죽지 않는다』던 그의 기백이 동상의 혈맥을 이루고있다.
9·15 인천 상륙작전을 치른 지도 어언17년. 어제의 전승기록이 오늘의 건설을 밑거름하고 있다.
인천항 제2「도크」, 경인 고속도로, 운하계획 등 화려한 전진의 고동이 바로 그것이다.

<〃유엔군 완전 구축″괴뢰망상도 수포화>
「우연」이 아니라 간절한 겨레의「염원」이었다. 자유전사의 거룩한「피」가 조국의 번영을 약속한 것이다. 고요한 여명을 포성과 악몽으로 일깨웠던 6·25. 붉은 마수가 삽시간에 강토를 짓밟기 시작했으나 오래지는 못했다. 동란발발2개월 후인 1950년8월「유엔」군은 개전이래의 전략적 지연작전에 종지부를 찍어, 피아간의 공방전은 일익치열의 도를 가했다. 『8월 중순까지는 국군과 「유엔」군을 완전히 구축한다』고 장담하던 북괴의 망상이 수포가 되자 적은 낙동강전선에 전 병력을 투입, 최후의 발악을 시도했다. 「유엔」군사령부는「맥」장군이 총사령관이 된7월8일부터 불과5일만에 수립한 인천 상륙작전 계획에 따라 서해에 출동, 덕적도와 영흥도 등을 공격점령하여 인천상륙을 위한 예비작전에 첫걸음을 옮겼다.

<간조차로 상륙은 난사 역병법 착안한 맥 장군>
당시 군사전문가들은『인천이 조수의 간조차가 극심하여 대부대의 상륙은 난지난사』라고 단정했다.
그러나「맥아더」장군은 이 역병법에 착안, 9월3일 인천상륙작전을 위한 출동명령을 한국 해병대와 미 제1상륙사단에 내렸다.
당시 3개 대대로 편성됐던 우리 해병대(사령관 신현준 장군)는 출동에 앞서 미 해병과 단기간의 특수훈련을 실시했다.
12일 하오3시 상륙함대는 부산을 출항, 남해를 거쳐 극비리에 야간항해를 했다.
함상의 장병들도 항해중의 한·미 작전회의가 끝난 13일 상오까지는 이 작전결행을 몰랐다.

<6개국 함정 2백61척 군사시설에 일제포격>
미·영·불·「캐나다」·호주·신서란 등 6개국의 군함2백61척은 영종도 부근에 집결하여 인천연안 군사시설에 대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14일까지 이틀동안의 함포사격과 함재기2백여대의 쉴 새 없는 공중폭격으로 당시의 적지인천은 문자그대로 불바다가 됐으며 월미도는 순식간에 형태마저 바꾼 듯 했다.
15일 상오7시 수송선단이 인천 본 수도에 들어선지 28분만에 월미도를 무난히 점령했다.
이렇게 하여 이날 하오6시 장렬무비한 상륙 돌격을 감행, 역사적인 상륙작전의 성공을 본 것이다. 그러나 그때의 인천은 포격으로 폐허에 가까웠다. 항만이며, 산업이며, 교통이 말이 아니었다. 대동지환이라기엔 너무도 애처로웠다. 이러던 것이 수도권을 잇는 대항구로, 한반도의 관문으로 그 모습을 일신해가고 있다.
경·인 지구 종합개발계획은 바야흐로「피치」를 올리고있다.
지난 5월27일에는 서울∼인천간 고속도로의 기공을 보았다.

<폐허에서 다시 재기종합개발계획 순조>
길이 32킬로, 너비 31미터인 이 도로는 6차선으로 69연말에 완공될 예정인데, 이 공사가 끝나면 경·인간의 자동차 운행시간이 현재의 1시간에서 24분대로 단축시키게 된다.
정부는 서울의 수도권형성과 경·인 공업지구 확대에 따르는 수송력 강화책으로 이 공정에 총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경·인 지구 종합개발의 일경으로 지난1일 인천 제2「도크」축조기공식을 인천 공설운동장에서 거행했다.
이는 2만톤급 대형선박의 접안과 하역능력을 연간3백37만톤 증가시키려는데 그 목적을 둔 것.
『항만의 하역능력이 그 나라의 경제상을 잴 수 있는 측정기』라면서 대기염이다.
57억원을 들일 이 제2「도크」가 완성되면 연간하역능력을 현재의 1백42만 톤에서4백79만 톤으로 올려51년 상륙작전 직후의 30만 톤에 비해 약16배가되며. 화물양륙비와 수송비가 연간8억원씩 절약된다는 건설부의 설명. 오는70년까지 2만 톤 급 2척, 1만 톤 급 2척, 8천 톤 급 5척, 그리고 5천 톤 급10척 등 총19척을 동시에 접안 시키려는 꿈이 도사리고 있다.

<경인고속도로착공 다목적운하개발도>
최근에 와서는 인천 제1. 제2「도크」를 합쳐 70억원 예산으로 인천문항 전체를「도크」화 하려는 계획도 검토 중.
정부는 또 경·인 고속도로, 인천항 제2「도크」계획에 겹쳐 서해안공업지조성과 수송력증대를 위해 우리 나라 최초의 경·인간 다목적 운하개발도 구상 중이며, 이미 2차에 걸쳐 외국인 기술조사단이 내한 오는68년 착공을 서두르고 있는 운하와 한강「댐」건설에 따른 투자규모 등에 관해 세부계획을 검토한바있다.

<근대화의 고동소리 「중부 한국의 관문」>
경·인간 운하는 한강하류 난지도 대안에서 김포공항 동쪽 부평북쪽을 뚫어 서해 율도 해상을 잇는21·7킬로를 개발하자는 방향으로 제1차 기술검토에서 논의된 것. 이 같은 일련의 계획이 얼핏보아 현실과 의욕간에 어느 정도의 조화를 이룰 것인지는 매우 의문이지만, 어쨌든 우리의 힘으로 중부한국의 관문이 근대화해 가는 조짐에는 흐뭇하지 않을 수 없다.
약1세기 전부터 일제에 의해 임시방편적인 대륙침략의 발판으로 노략질 당하던 제물포는 이제 명실공히 겨레의 항도로 군림해가고 있다. 글 김진규 사진 조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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