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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마른 남부 식수가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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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광주=임판호·최 성 기자】2개월째 계속된 가뭄으로 전남일대는 논밭곡식 3분의1이상이 결딴났고 식수마저 달려 이제까지 듣도 보도 못한 식수전표까지 나오고있다.
피해가 심한 강진·해남·장성·무안·진도·완도 등지에선 이농민이 속출, 도시로 몰려들고 벌써부터 절량농가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 이 고장 사람들에겐 지금 농사를 위한 가뭄대책보다는 사람의 입에 물을 넣어주는 급수대책과 이재민 구호대책이 시급하다.
전남지방은 지난7월15일깨 평균50밀리 가량의 비가 온이래 60일이 지나도록 비 한번 내리지 않았다. 이로 인한 논밭의 피해는 전체식부면적의 35% l2만4천2백 정보로 추산되고 있다.
전남도에 마련된 한해대책본부 집계를 보면 벼농사가 31·1%. 밭곡이 40·2%가 해를 입었다.
벼는 총 식부면적20만4천6백여 정보 중 6만3천여 정보의 벼가 타 죽었고 콩·판·고구마 기타 잡곡 등은 6만9백 정보가 말라죽었다. 한해대책본부가 공식 집계한 영세 이재민만도 36만6천3백67명. 가뭄이 심한 이들 남해안 도서지방과 해안지방에서는 염독으로 벼 뿌리마저 썩어 실제의 피해면적은 앞으로 더 늘어 날 것으로 보이고있다.
우수영에선 관내10여개 부락의 우물7개가 20여일 전부터 모두 바닥이 났다.
부인들은 한 동이의 물을 긷기 위해 밤을 새워 쟁탈전율 벌이고 쌀이나 보리 등은 바닷물로 씻고 솥에 넣는 물만 식수를 쓰는가하면 진도군에서는 물을 아끼기 위해 이웃 몇 집이 모여 공동취사를 생각해냈다.
황산면 연학리에서는 군 직원이 우물물로 세수를 하려다가 동네사람들에게 호통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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