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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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비행소년의 증가는 세계선진국의 공통된 현상이다. 한국만의 사회상은 아니다. 60년도의 보호소년은 4천7백여명, 66년도는 거의 1만2천명에 가깝다. 우리나라의 비행소년이 증가하는 정도를 알 수 있다.
이태리의 경우는 비행소년의 한 「스테레오·타이프」를 시사해준다. 소년의 비행과 경제발전과는 밀접한 인과관계를 갖는다. 북부 이태리는 공업화가 고도로 진전된 지역이며, 남부 이태리는 빈곤한 농촌지대이다. 남북 같은 이태리이면서 비행의 특색은 서로 다르다. 소년범죄의 3분의2는 가난한 남부에서 발생했다. 대전후 남부도 공업화의 파도와 함께 생활수준이 높아졌다. 소년범죄도 따라서 감소하기 시작한 것은 흥미 있는 일이다. 반대로 북부는 경제성장과 함께 소년들의 일반범죄는 줄어들었지만 성범죄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근년에 경찰은 여름철만 되면 유원지의 풍기에 신경을 쓴다. 그것은 상대적으로 유원지에서 범죄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취해지는 조처이다. 도회의 생활수준이 약간씩 향상되고 있는 사실과 「아이러니컬」한 관계가 있을 것이다. 요즘 개학과 함께 당국은 「소년선도의 달」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가두의 경찰들은 어깨에 띠를 두르고 시위를 한다.
그러나 「캠페인」의 주제를 잃어버리고 있는 느낌이 든다. 사회는 바로 「비행」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그것을 제거해주는 운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플래카드」의 시위만으로는 결국 「시위」에 그치고 말 것이다.
생활이 향상되고 있다는 아주 「조그만 안도감」은 곧 즉물적인 풍조로 확대되어 사회전체가 비항의 안개 속에 덮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은 우리생활의 무의식적인 과정 속에서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농촌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도시의 「투기적인 행운」에 어떤 환각을 갖고, 그곳의 소년들은 자포자기 자기를 잃어버리는 성향에 기울고 있는 경향을 본다. 20세미만은 전체인구의 53.8%. 소년문제는 곧 국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국민학교어린이들은 아침 9시부터 15분간 도덕시간을 갖는다. 그것은 즐거운 이야기의 수업시간이다. 우리도 국가적인 무슨 대책을 근본적으로 강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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