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모두 뭉쳐 구해낸 한 생명의 존엄|생의 기적 초인의 투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8윌 22일 12시15분=생사여부 확인하였으나 전화불통.
l7시26분=생존확인(서회영)으로 직접 125m배수장 상황파악과 구출작업을 하겠으니 안심하라고 위로함.
○배수장입구가 무너지고 옆구리를 다소 타박당하였다고 연락이 옴.
○도시락및 「플래쉬」 소지하였다고 함.
23일 6시30분=수갱 250m에서 「펌프」로 양수하고 l25m에까지 양수관계 문의하였더니 약 3m하부에서 낙수된다고 하며 좀 춥다고 함.
13시10분=투광등으로 125m까지 비추고 광선이 그곳까지 비치느냐? 비치지 않는다.
18시20분=부인이 구출작업을 전력을 다하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하였으며 본인이 『먹지않고 살수 있느냐』고 함.
23시5분=건강상태와 도시락관계를 문의하였더니 건강은 좋으며 도시락은 다 먹지 않았다고 함.
24일8시15분=전등점화 성공시키고 전구3개 있다는 것과 도시락은 아끼다가 다 먹었다고 함. 그리고 125m지점을 좀 뚫고 나와보려고 하였더니 약l.5m정도 뚫고 나왔다고 하였으며 3인치 철관을 찾았으니 물을 좀 올려 보라고하여 양수하였더니 그곳까지는 물이 올라오지 않는다고 하여 그곳에서 철관으로 실을 넣어보라고 하니 약3m정도밖에는 내려가지 않는다고 함.
16시=수갱작업현황을 설명하고 총기술진이 동원되었으니 안심하라고 위로함. 『빨리 구출해달라』음성도 변함없음.
25일 영시50분=수갱쪽으로 나와서 전등불로 상부를 올려보라 하였더니 90m지점 구배수장이 희미하게 보인다고 하였음.
8시=건강상태가 어떠냐고 하니 『배가 고파서 죽을 지경이나 먹을것만 있으면 1개월이라도 있겠다』고함. 빨리 구출해달라고 함.
14시30분=김한근(생질)이 통화. 『음료수는 충분하냐』 『충분하다』
20시l0분=『이곳에 잡지와 「모빌」유가 있는데 먹으면 어떠냐』고 문의. 병원에 연락하여 『먹으면 안된다』고 전함
26일2시30분=건강상태를 확인하였더니 별 이상이 없었으며 음성이 약간 기력을 잃음.
10시10분=지금 며칠되었느냐고 물으니 5일 되었다고 하며 구조작업을 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구조작업을 하고 있느냐고 하며 차라리 불가능하면 고생할 것 없이 죽는것이 좋지 않느냐고 하기에 작업상황을 자세설명. 구조하고있다고 안심시킴.
14시30분 <소장통화><경찰국장통화>갱내가 추은가? 약간 춥다. 습기는 없는가? 눅눅하다.
18시 『꿍꿍소리가 상부에서 나니 발파를 하느냐?』 『나무(갱목) 내려가는 소리다』
27일 10시40분 『이젠 물을 먹을 힘도 없다. 물을 먹으면 구토증을 느끼니 왜 그런지 의사에게 물어달라』
16시 10분 『가마니를 먹는다니 사실이냐』고 물으니 『이곳에는 가마니가없다』고함.
23시30분 (외) 몸에 별지장 없느냐? (내) 이상 없으나 배가 고파 죽겠다. (외)상부에서 작업하는 소리가 들리느냐. (내)안들린다. (외) 그럼 지금 「사이렌」소리는? (내)역시 들리지 않는다. 지금 몇시나 되었느냐 하기에 11시30분이라고 함. 작업관계를 묻기에 자세히 답변하니 『빨리 구출해 달라』
28일8시30분 의사의 지시로 물밖에는 먹지 말라 하니 한「스푼」정도씩 자주 먹고 있으며 그 외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고 함.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살고 싶다』고하며 음성이 아주 쇠약해져서 잔화받기에도 귀찮은듯 한 느낌이었음.
3시40분=별 통화 없었음. 여전히 건재.
19시30분=작업현황을 이야기 해주며 또 다른 현명한 방책이 있으면 말하라고 하니 다른 묘책은 없을 것 같으나 가급적 상부에서 한쪽 부분을 빨리 복구하여 찹쌀한되 정도만 내려 보내주었으면 좋겠다고함.
①물외에는 다른것은 먹지 않고있다 (음성도 똑똑한편). ②상부에서 철관 때리는 소리가 난다고 하기에 수갱으로 연락, 계속 때려 보라고 하였더니 역시 철관 소리가 계속 들린다고 하였음.
29일 8시40분=철관 소리는 계속 난다고 하였으며 기력을 잃어 수면취하는 시간이 종전보다 많은 듯함.
l7시=지서장과 생질이 통화, ①건강하나 다리가 흔들린다. 다른것은 먹지않고 물만 먹는다. 생질에게 내가 만일 죽으면 보상금을 어떻게 처리하라는등 이야기를 함.
30일 6시20분=수갱에서 작업하는 소리와 음성이 들린다고 하였으며 일전과 별 이상 없었음.
13시30분=수갱에서 전등을 비추고 125m상부에 불빛이 보이느냐 묻고 불빛이 보이지 않으면 125전등을 끄고 보라고 하였으나 역시 불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함.
31일 6시=몸이 피곤하고 잠이 온다. 좀 자야겠다.
10시=혹 몸에 지장이 있느냐? 없다. 125m배수장에 사고후에 또 다른 변형은 없느냐? 없다. 아직 구배수장에 도달하지 못한듯한데 빨리 작업하여 구배수장에서 l「파이프」를 내려주시오? 구배수장까지는 가까와졌으니 안심하고 기다려라.
14시=청와대비서관(고재일 민원담당) 『대통령의 격려 말씀 도경국장.. 가족은 우리가 쌀을 보냈으니 안심하여라.
-온도와 습도는 어떠냐? 이상없다. 건강한가?
18시50분=하루에 몇차례나 물을 먹느냐!
자주 먹기 때문에 몇차례인지 모르겠다.
시력은 잘보이느냐?
앞에 있는것들을 정확히 구별할수 없다. 대변은 그동안에 몇번 보았느냐?
『아직까지 한번도 보지 않았으며 참았다.
-지금부터 맥박을 잴 터이니 맥을 짚어라.
맥이 잘 잡히지 않는다
-찾아서 잡아라.
잡았다.(10초에 12번)
※아주 정상이다.
공기는 좋으냐? 춥지 않느냐?
『춥지않고 공기도 좋다.』
-그러면 앞으로 7∼10일을 자신있게 살 수 있다. 염려말라 나무껍질은 씹어 뱉어라. 잠이오면 자라.
물은 「벤또」에 떠 놨다가 가라앉혀서 먹고 안정을 취하라. (해병대 인사 참모 최치원 중령)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다. 역전의 용사답게 굳세게 견디어라.』
9월1일 5시40분=불이 보이느냐. 『보이지 않는다』 물을 철관에 붓겠으니 쏟아지는 것을 보아라. 『상부에 철관이 없으니 물을 부어도 소용없다. 『구배수관까지 와서 1"∼2" 철관을 내려 보내라. 건강은 어떤가? 『여전하다』
14시=건강은 여전한가? 『여전하다. 물은 계속해 먹는다. 계속해 먹으나 물을 뜨러가기가 싫다.』
20시(KBS)=이상없다. 청와대비서관, 경찰국장, 해병대 사령관께 대단히 감사하다고 전해다오. 하루속히 나가서 인사를 하여야겠다.
2일『잠이 오지 않는다.』 어떻게든지 마음을 진정하여 잠자도록 하여라. 『박격포를 쏘아달라. 그래야만 살 것 같다. 나의 건강은 나도 알 수 없으니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내가 피로하여 의식을 잃었을때 음식을 공급하여도 받을수가 없을때 어떻게 하겠는가. 하루속히 구출해 달라.』
14시5분=아까는 작업하는 소리가 무척 가까웠다. 그러나 지금은 소리가 조금 먼 것 같다. 몸에 지장도 없고 기운을 차릴 수가 없다.
3일 11시20분=성모병원의료진과 두번째 대화. 돌멩이가 밑으로 떨어졌다. 건강내용에 대해 답변.
5일 6시=오늘중으로 구출된다. 『정말인가』기쁘다. 이젠 힘이 나는구나. 살아나갈 마음의 준비를 갖추겠다.』
6일 7시=『밧줄이라도 내려달라.』 오늘 중으로 꼭 구출된다. 구출되면 서울로 간다. 『서울간다면 나들이 옷이 없어 어떻게 하느냐』.라고 조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