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대통령선거 종료와 그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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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쟁의 승리는 월남 사태의 종결이 아니며 오히려 그 시작을 뜻하게 될 것이다』라는 역설적인 이야기는 월남사태의 복잡성을 나타내는 경구로 자주 사용되고 있지만 이 말은 이번 대통령선거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이번 선거로써 제기될 문제들은 많지만 우선 당장에 직면한 것만을 지적하면 단일「티키트」로 당선된「티우」원수와「키」수상간에 잠재해 있는 권력투쟁의 요소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이번 선거를 통해 표면으로 날카롭게 부각된 국민들의 평화염원을 전쟁의 현실에 맞춰가며 어느 정도 승화시킬 것이냐는 문제이다.
실상 현지에서도「트르옹·딘·주」후보의 80여 만 표 득표와「사이공」「후에」「다낭」같은 도시에서「티우」「팀」한테 패한데 대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조직된 정치적 반대세력이 없는 월남에서 이때까지 집권해온 거부 세력은「키」를 정점으로 하는 북부출신 군인들과「티우」를 정점으로 한 중·남부출신 군인들로 갈라져 있었다.
이들은 군부단일「티키트」형성이라는 실리를 위해서 표면상으로 화해하고 배후세력 보다 강한 「키」로 하여금 부통령 입후보 선으로 양보케 했던 것인데 집권이 확실해졌으므로 양파간의 권력투쟁은 지금까지보다 훨씬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 두 세력의 이해사이에 타협이 이루어질 것인지 또는 걷잡을 수 없는 충돌이 있을 것인지에 따라 월남전 전반에 걸친 전망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다음 문제는 북폭의 무조건 중지와 월맹에 대한 휴전제안 및 민족해방전선과의 직접 협상을 골자로 하는 적극적인 평화안을 선거 주제로 들고 나와 예상외로 많은 표를 모은「트루몽·딘·주」씨의 등장이다. 이번 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그는 변호사에 웅변가이다. 그가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지역은 전쟁의 전략대상지역 및 그 변두리라는 사실은 앞으로 「사이공」과「워싱턴」의 정책수립자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압력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총유권자의 36%지지밖에 못 얻은「티우」·「키」조가 그와 비슷한 지지를 얻은 민간후보들의 평화안을 어떤 방법으로 흡수할 것이냐는 문제는 전쟁의 주도권이 미국에 있기 때문에 단독으로 결정지을 수 없는 문제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월남의 국내 정치의 테두리를 벗어나 월남을 둘러싼 각국의 복잡한 제 문제들에 직결되기 때문에 이번 선거결과는 월남사태의 해결이 아니라 그 시작이라는 말에 수긍이 간다. 【사이공=조성각특파원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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