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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본, 동아시아 트러블 메이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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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국 정부가 일본의 역사인식과 각료 및 국회의원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력히 비판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야스쿠니 문제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는 일본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최근) 일본의 행위는 아시아 이웃 나라와 국제 사회의 경계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가 역사인식을 거론한 것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함께 23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침략 부인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야스쿠니 참배가 개인 자격으로 이뤄졌다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의 발언과 관련, “어떤 방식이나 신분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건 그 본질은 일본 군국주의 침략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미래에 책임을 지는 태도를 보이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는 행동을 하지 마라”고 촉구했다.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일본이 또다시 ‘야스쿠니 참배’라는 도발을 감행했다”면서 “일본은 확실히 동아시아의 트러블 메이커이자 도발자”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1~3일로 예정됐던 일본 자민당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부총재 등 일·중 우호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의 중국 방문 일정도 취소됐다. 당초 예정됐던 중국 측 인사들의 면담 일정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일본 측이 취소한 것이다.

 한편 미국은 “갈등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역내 국가들이 대화를 통해 평화적인 방식으로 차이점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역내 국가들, 특히 한국과 일본의 강력하고 건설적인 관계는 평화와 안정을 증진한다”면서 “이는 이들 국가는 물론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태도가 북핵 대응에 대한 한·중·일 공조에 끼칠 부정적 영향도 우려되고 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과거사·영토 문제는 한국과 중국에 극도로 예민한 사안인 만큼 대북 공조 등 다른 외교 사안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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