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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에의 진일보|국제생화학회의의 두 논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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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시험관속의 실험 닭 연골세포 증식>
제7차 국제생화학회의 3일째인22일 암의 발생과 그 치료법에 관련된 연구결과가 잇달아 발표되어 주목을 끌었다.
미국 「카네기」 발생학연구소 「어네스트·쿤」 박사는 생체내의 세포와 똑같은 움직임을 갖는 세포를 시험관 안에서 배양하는데 성공했으며 움직임을 잃은 퇴화된 세포가 생기는 원인도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쿤」 박사는 닭의 연골세포를 배양중 일종의 단백질을 제거하면 시험관 안에서와 마찬가지 움직임을 나타내는 골세포가 급격히 증식하는 것을 발견했으며 근육이나 피부의 세포에서도 같은 현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입론했다. 인간 등 생물의 몸에서 세포를 하나 떼어내서 시험관 안에서 배양하고 증식시켜 세포연구에 쓰는 것은 이미 반세기 이전부터 있었던 일. 생체에서 떼어낸 세포는 얼마든지 증식시킬 수 있으나 생체 내에 있을 때와 같은 움직임은 보여주지 않는다.

<◆…똑같은 증식보인 특수단백질 제거>
「쿤」 박사가 연구에 쓴 닭의 연골의 세포는 닭 체내에선 「콘드로이친」 황산이라는 물질을 만드나 시험관 안에선 다만 증식만 할뿐 아무 것도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이것을 「세포의 퇴화」라고 부르고 있다. 「쿤」 박사의 발견은 말하자면 「컬럼버스」의 달걀이라고 할 수 있다.
세포 배양에 있어서는 시험관 안에 세포의 영양으로서 여러가지 「아미노」산과 더불어 달걀의 배를 주어왔다.
그런데 「쿤」 박사는 닭 연골의 세포를 배양하던 중 배속에 들어있는 어떤 종류의 단백질을 제거하면 시험관 안에서도 생체 내에서와 아주 같은 일을 하는 골세포가 마구 증식하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암세포는 생체내의 정상적인 세포가 어떤 작용에 의해 「퇴화」되어 무난히 증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쿤」 박사가 추출한 단백질이 어떤 성질의 것이며 어떤 작용으로 정상세포를 퇴화시키느냐를 가려내면 암세포가 생기는 원인도 규명될지 모른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쥐의 복수간암 실험 일 히라이 박사 성공>
한편 일본 북해도 대학 교수 「히라이」(평정수송) 박사는 동물의 암세포에서 암 특유의 단백질을 추출하여 결정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히라이」 교수는 쥐의 복수간암에서 「S-5」라는 단백질 종류를 추출하여 침강반응을 써서 암에 대한 항원성을 살핀 결과 암 특유의 단백질임을 확인하고 이 물질의 정체를 계속한 끝에 결정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히라이」 교수는 일본의 「요시다」(길전부삼) 박사가 1955년에 쥐에 「버러이옐로」라는 색소를 먹여 인공적으로 발생시킨 복수간암 AH49의 암세포를 통한 용액에서 유안 분할법(황산암모니아를 써서 분리하는데 유안의 농도에 따라 침전하는 단백질의 종류가 결정된다)을 써서 그 단백질을 추출해냈다고 한다.

<◆…미 교수단도 인정 화학구조를 결정>
미국의 「위스콘신」 대학교수 「제임스·프라이스」 박사는 이와같이 뛰어난 결정화는 처음 있는 일이며 이 단백질은 암세포의 이상증식의 「에너지」가 되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암 정복을 위한 앞으로의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히라이」 교수는 결정화한 이 물질의 화학구조를 정하고 그 본질의 규명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아직은 순단백질이며 분자량은 약 9만이라는 정도의 물리적 성질밖에 모르고 있지만 그 물질의 본질이 더 규명되면 암세포와 정상세포의 차이점을 해명하는 길이 트일지도 모른다고 전망되고 있다. 【동경=강범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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