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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카우트」 운동 45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산뜻한 복장, 예의바르고 경쾌한 몸가짐으로 청신한 사회기풍을 일으키는데 앞장서고 있는 소년들. 이것이 이제는 우리 눈에도 과히 설지 않은 「보이·스카우트」들에 대한 일반적인 인상이다. 그와 같은 「보이·스카우트」 운동의 한국 총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보이·스카우트」 한국연맹의 주최로 작 10일 태릉 숲 속에서 열린 제3회 「잼버리」(전국야영대회)의 화려한 개영식은 더위에 지치고 탁하고 침체한 공기 속에 허덕이고 있던 기성세대에게 삼복 더위 중에 소나기를 만난 것 같은 청열 한 느낌을 주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부터 6일간의 야외 「캠프」 생활에 들어가게 된 이 소년들의 모임에는 멀리 미·중·일·비·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참집한 1백56명의 외국소년들과 재일 교포학생 2백명을 포함한 총수 6천명의 홍안의 미소년들이 참가하여 이 나라 청소년운동 사상 일찌기 볼 수 없던 성황을 이루었다고 보도되고 있다. 더우기 올해의 이 행사는 이 나라에 처음 「보이·스카우트」 운동이 도입 된지 만 45주년을 기념하는 뜻을 겸하고 있어, 청소년 문제에 다소라도 관심을 가진 모든 기성세대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한 나라의 장래를 상견에 짊어질 청소년들의 올바른 지도와 교육의 필요성은 결코 어제 오늘에 처음 대두된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청소년교육의 긴요성은 사회생활의 양상이 한층 복잡해지고 거칠어진 현대사회에 있어 더욱 절실한 것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10대의 소년들로 하여금 규율과 명예를 존중한 줄 알고 국가민족과 사회를 위해 유익한 일을 협동적으로 실천함으로써 느낄 수 있는 기쁨과 보람을 줌으로써 민주사회의 건실한 시민으로서의 소지를 닦자는 것이 곧 「보이·스카우트」 운동의 이상이요 또한 그 실천 강령이라 할 수 있다.
이 운동이 처음 시작된 영국이나 미국 등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 있어서는 이 「보이·스카우트」 운동이 학령전과 그 이후를 통한 전 소년시절에 걸쳐서 그 나라 국민교육의 주류가 되고 있는 것은 결코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니다. 「보이·스카우트」는 청소년들에게 우선 민주적인 조직생활을 통해서 자기를 선양하는 기회를 주며, 단체생활을 통해서 규율과 명예에 대한 존중, 협동과 봉사의 덕성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단 며칠간이라고는 하지만, 여러 나라의 청소년들이 숙식을 같이 함으로써 자기나라와 자기가 속하는 단위 「스카우트」의 명예를 걸고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잼버리」 활동은 다른 「워크·캠프」와 마찬가지로 그것이 가장 훌륭한 청소년 교육의 수단이요, 또한 세계평화교육의 첩경이라는데 그 제1차 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라 하겠다.
다만 모든 사회운동이 그렇듯, 이 운동도 형식주의에 흐르기 쉬운 결함이 있음을 우리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이미 범세계적인 운동이 된 「보이·스카우트」는 그 복장이나 행동요령 등 많은 점에 있어 국제적인 규격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필연적이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특히 강조해야할 것은 「보이·스카우트」 운동에 있어서도 한국적인 특수성과 자율성을 충분히 살리는데 각별한 유의가 있어야 하겠다는 점이다. 우리의 「보이·스카우트」 운동지도자들과 또 널리 전 지도층 인사의 이 운동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부탁하는 소이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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