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 건설사 회장 협박 233억 갈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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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부산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 조직원들이 부산지역 업체인 H건설 회장을 위협해 233억원 상당의 부동산 지분 등을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H건설과 폭력 조직원들이 부산 남구 용호만 매립지의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공갈) 혐의로 칠성파 행동대장 김모(60)씨와 행동대원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또 다른 사건으로 구속 수감돼 있는 다른 폭력 조직 ‘유태파’ 행동대장 이모(49)씨도 추가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10년 8월~2012년 6월 H건설 회장 정모(48)씨를 여러 차례 위협해 H건설이 소유한 부산 남구 용호만 매립지 부지 지분과 분양권, 공사비 등 233억원 상당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정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지분 등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은 한때 정 회장과 긴밀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H건설이 용호만 매립지 땅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20여억원을 제공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로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김씨가 소속된 칠성파는 두목 이강환(69)씨를 중심으로 한 부산지역 최대 폭력조직이다. 칠성파는 1988년 일본 야쿠자 방계 조직과 의형제 결연식과 영화 ‘친구’에서 주인공 준석(유오성 분)이 소속된 조직으로 유명하다. 칠성파는 한국전쟁 당시 부산 지역에서 조직원 7명으로 시작해 70년대 이씨가 3대 두목으로 나서면서 세력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91년 검찰의 ‘조직폭력과의 전쟁’ 때 구속 수감돼 8년간 복역했 다.

부산=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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