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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대 대통령 취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박정희 대통령이 오늘 제6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지난 5·3 총선에서 내려진 국민의 선택에 의해 재임하는 박 대통령은 향후 4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원수로 된다. 그의 대통령 취임을 심축한다.
우선 우리는 오늘 이 기회에 박 대통령에게 헝클어진 민주질서를 되잡는 의로운 대통령이 되어 줄 것을 희망한다.
지금 구체적으로 그것을 지적할 것도 없이 우리의 민주기조는 심한 홍역을 치르는 중에 있다. 더욱이 향후 4년은 군정의 유제를 청산하고 민정의 기틀을 마련해야 했던 지난 4년 간의 의미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에 있어서 그것은 절실하고도 기본적인 과제이다. 한국민주주의도 이제는 성년, 지금부터는 순리가 통하는 민주사회로서의 역량이 차곡차곡 축적되어 가야만 하겠다.
설령 정치적·경제적 근대화의 목표가 제아무리 큰 것이라 해도 그것에 도달하는 과정이나 수단이 비민주적이어서는 안되겠고 비합리적이어서도 안되겠다. 우리는 이제 순리와 신뢰 속에서 운영되는 민주주의 생존양식을 적극적으로 옹립해 가야만 하겠다.
다음에 부정을 배격하고 부패를 삼제하는 민족적 윤리의 궁행을 박 대통령에게 희망한다. 지금 이사회는 가치관의 도착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부닥치고 있다. 근자에는 「법의 지배」를 무시하고 역사의 심판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부류의 인간들이 두드러지게 많아진 듯 하다. 사회기강은 해이되어 돈과 권력이면 전부라는 풍조 때문에 인간의 가치는 그 척도가 심하게 전도되고 있다. 이러한 가치서열의 역위를 박 대통령은 대담하게 제대로 가눠야 되겠다.
이에 관기를 숙정하고 사회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법의 테두리 안에서의 평화혁명을 우리는 제의한다. 우리는 8·15 해방, 6·25 동란, 4·19 의거, 5·16 군사혁명이란 네 단계의 혁명적 과정을 이미 겪은바 있거니와 제5의 평화혁명은 새로운 국민적 과제로 제기되어 마땅할 것이다. 국가를 반석 위에 자리잡게 할 단호한 숙정작업을 박 대통령은 곧 착수하여야하며 그의 재임기간동안 이 작업은 반드시 매듭지어져야 한다.
「대통령의 길」은 책임과 영광이 교차하는 길이다. 그러나 아무리 무거운 책임도 민족에 대한 헌신의 정성으로 그것을 다할 때, 그 정상적 영광은 필설로 다 할 수 없게 큰 것이다. 이러한 뜻에서 다시 한번 그의 재생을 경축하며 근대화를 지향하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구체적 미래상을 함께 하는 가운데 구현되어 나가되 그 도정은 순리로 이어져야 할 것이고, 그 정부는 부패하지 않아야 하겠다는 것을 재삼 기대하여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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