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목표액 10억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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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수출 계획이 획기적으로 수정될 단계에 있다. 제2차 5개년 계획에서 5억5천만「달러」의 목표를 설정했던 당초 계획은 그 동안의 상황변동으로 수정되어야 했기 때문에 정부는 71년도의 수출 목표를 10억「달러」로 상향조정하기에 이른 것이라 한다.
정부가 수출 목표를 이와 같이 획기적으로 늘리게 된 것은 「가트」 가입, 「케네디·라운드」 협상에의 참가, 대월 특수경기 및 대미 수출전망 등을 감안한 결과로 알려지고 있으며 가능한 기회는 모두 활용해야겠다는 의욕을 우리는 높이 사고자 한다.
그 동안 수출증가율은 연평균 44%수준으로 계속 호조를 보였으며 그러한 높은 수출신장률에 힘입어 정부는 더욱 외자도입 수준을 늘려도 부채상환 문제 때문에 개발계획을 후퇴시켜야 할 염려는 없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아진다.
따라서 수출신장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외자활용능력이 높아지고 때문에 개발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일련의 정책 「라인」을 정부가 세운 것이라 하겠으며 정부의 그러한 전망이 성공할 수만 있다면 수출 「드라이브」로 개발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것도 의심할 여지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이 갖는 함정을 충분히 고려하고서 이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커다란 문제를 야기 시킨다는 점도 당국으로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선 개발정책이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의존하면 할수록 정책적 오산의 여파가 크다는 점은 명백히 인식하고서 이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수출 목표를 전제로 투자정책과 외자도입정책이 추진된다면 우리의 가지출액은 늘게 되는 것이며 이러한 지출 요인과 맞떨어질 수출이 계획대로 실현되지 않을 때 기본적인 교란요인이 작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더우기 수출계획은 우리의 일방적인 노력만으로 실현될 성질의 것이 아니며 국제경제의 움직임에 따라서 좌우되는 요인이 큰 것이기 때문에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수출 목표 10억「달러」의 실현을 위한 국내적 조건이 충족되고 있느냐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할 줄로 안다.
상대적인 외환 초과공급으로 수입상품 가격은 안정되어 있는 반면 수출상품 가격은 수출증가와 더불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은 무역계의 심각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업자들은 출혈수출을 수입이윤에서 「커버」하여왔던 것이나 이제 그러한 유인의 효과도 거의 소진된 단계에 있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문제 때문에 올해의 수출실적이 2억5천만「달러」 선을 약간 상회하는 「템포」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되어야 할 것이다.
수출 목표 10억「달러」가 실현될 것을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나 착실하고도 안정된 근거에서 그것이 추진될 것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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