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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라디오」앞에 늘어선 시민들은 「이스라엘」 비행기를 격추시켰다는 발표가 있을 때마다 승리의 환성을 터뜨리고 박수를 치고 기뻐 날뛰었다. 기자는 「이집트」인들이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분명히 엿볼 수 있었다.
「카이로」의 거리는 이집트·「이스라엘」 국경선을 향해 북으로북으로 달리는 군용 「트럭」때문에 그 일부분이 민간 차량과 일반인에게는 봉쇄되었다. 그리고 주요거리에는 군 검문소가 설치되어 모든 차량은 일단 검열한 후 통과시키고 있으나 긴급한 군용·공용차량만은 공습경보가 내린 동안이라고 자유로이 통과하고 있다. 물론 이곳사람들은 한결같이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공군기지를 먼저 폭격함으로써 자기들이 바라던 성전이 벌어졌다고 믿고 있다.
또한 「아랍」제국뿐만 아니라 「수단」·「튀니지」등에서 「아프리카」나라들도 「이집트」를 도와 참전할 것이니까 한달 이내에 「이스라엘」이란 나라는 세계지도상에서 사라진다고 믿고 있다. 기자는 「카이로」시내 북쪽으로부터 강렬한 폭발물 소리와 대공포화인 듯한 포성을 두 차례나 들을 수 있었다. 한편 한국영사관은 「카이로」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철수에 관해 본국 정부로부터 긴급지시를 기다리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할 지시를 받지 못해 불안해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당황하지 않고 있다. 전시체제로 급변함으로써 생긴 경제적인 곤란 때문에 앞으로 한국인들의 생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이로」공항을 들락거리던 일반여객기들이 발이 묶이게 됨으로써 「이집트」의 외국인들은 사태발전을 몰라 안절부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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