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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 아기' 탄생시킨 에드워즈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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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시험관 아기’들과 함께한 에드워즈. [AP=뉴시스]

1978년 7월 25일 영국 올드햄의 한 종합병원에서 최초의 시험관 아기 루이스 브라운이 태어났다. 여성의 몸 안에서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게 아니라 시험관에서 체외 수정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는 획기적인 방법이었다. 유럽불임학회(ESHRE)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세계 500만 번째 시험관 아기가 태어났다. 국내에선 1985년 첫 시험관 아기를 시작으로 연 1만 명 이상이 체외수정으로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불임부부에게 희망을 선사한 ‘불임치료의 선구자’ 로버트 에드워즈 영국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가 10일(현지시간) 타계했다. 87세. BBC 등 외신은 2010년 불임치료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에드워즈 명예교수가 이날 지병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에드워즈는 1925년 영국 웨스트 요크셔 카운티의 리즈에서 태어났다. 55년 에든버러대학에서 동물유전학 박사학위를 받고 60년 즈음 인간 수정 연구를 본격화했다. 올드햄 병원 산부인과 수술 전문의인 패트릭 스텝토(1913~88)와 함께 체외수정술을 확립했다. 이들은 100여 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78년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루이스 브라운을 세상에 태어나게 했다. 당시 30세였던 산모 레슬리 브라운과 남편 존(당시 38세)은 임신 시도 9년 만에 소중한 아기를 얻었다.

체외수정술은 인간 생명의 인위적 생산이라는 점에서 가톨릭계를 중심으로 격렬한 윤리 논란을 불렀다. 에드워즈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자식을 낳는 것”이라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80년 스텝토와 함께 케임브리지대에 세계 최초의 불임클리닉을 설립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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