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54년)이래 6대까지 4선의 관록을 가진 민관식씨에 지난번 차점으로 석패한 신민당 송원영씨가 다시 도전하는 설욕전.
낙산일대와 청계천을 따라 창신동·용두동으로 이어지는 무허가 판잣집촌이 득표대세를 좌우한다는 이곳에서 5·3 대통령선거 때 서울에서 가장 많은 표차인 1만2천표차로 공화당이 패배한 것은 6·8선거를 점치는 여·야간의 전략상 큰 참고거리.
민씨는 5·3때 무허가 판자촌 4천호에 철거 계고서가 나오고, 일부에선 전기시설 철거소동까지 일어났던 것을 주요 패인으로 보고 공동운명체 의식에 따라 좌우될 공산이 큰 판자촌 유권자의 무마에 동분서주.
한편 송 후보는 26일까지 33회에 걸쳐 골목을 누비면서 가진 개인연설에서 『청계천 복개공사를 핑계로 아무 사후대책 없이 창신동 용두동 일대의 판자촌이 헐리는 것은 영세민들에 무관심한 현 집권자들의 자세를 드러 내놓은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철거를 통합야당의 힘으로 최대한 막고 불가피하게 철거를 하더라도 좋은 정착지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다짐.
그런가하면 63년의 패배 후 4년 간 무료변론 등으로 기반을 닦아온 민주당의 조기항씨가 신민당 낙천자라는 약점을 무릅쓰고 다시 출마, 4만여를 헤아린다는 호남출신 유권자들에게 침투.
13년을 연거푸 당선된 민 후보의 아성에 대한 공격의 선두에선 송 후보는 통합야당의 후보란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장기 당선」의 허를 찌르는데 골몰.
열성적인 민씨 지지에서부터 탈락한 인사들을 많이 포섭했다고 주장하는 송씨는 여당이 선거부정을 할 여지가 없도록 적발하는 데도 주력. 선거인명부가 나오면 밤새워 이를 검토하고 유령 유권자를 적발, 매일같이 중앙당에 이를 보고하는 등 당선을 위한 그의 안간힘은 거의 필사적. 서울시에서는 가장 먼저 유진오 신민당대표를 초빙하여 개인연설회를 가짐으로써 기세를 올리기도 한 그는 고대출신이란 이점까지 곁들여 신설동·보문동 일대의 지식층을 파고들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이기도.
이에 대해 4선의 저력이 만만치 않은 민씨는 그동안 닦아온 조직을 바탕으로 5·3패배의 만회에 총력. 2대 국회 때 개성에서 입후보 한 것을 포함, 다섯 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그 자신이 선거의 「베테랑」이 되었다는 민 후보의 부인은 63년 대통령선거에서 5만7천대 2만3천으로 압도당했는데도 민 후보가 당선된 전례를 들면서 자신을 다짐하기도. 결국 이곳 선거는 총유권자 14만의 4분의 1을 넘는 판자촌 주민들의 향배와 야당표가 송·조 양 후보에게 어떻게 쪼개지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듯. <이억순 기자>
◇후보자 ②김문수(51·자유) ③김진태(55·민중) ⑥송원영(38·신민) ⑦민관식(49·공화) ⑧조벽래(48·한독) ⑪조기항(58·민주)
◇63년 총선 득표상황 민관식(공화) 20,606 송원영(국민의당) 16,602 조기항(민정) 15,902 이석기(민주) 11,772(외 4명)이억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