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의약품 판매 4개월 보니…男女 달랐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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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안전상비의약품을 팔 수 있도록 허용된 지 4개월이 지났다. 국내 편의점 업계 1위 CU(씨유)는 지난 1~3월 3개월간 안전상비의약품의 판매 동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약의 효능에 따라 구매 장소 및 성별 등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 진통해열제 주 구입 고객은 '여성'

대다수의 안전상비의약품이 남성의 구매 빈도가 높았던 반면, 진통해열제의 경우 여성이 58.7%로 남성에 비해 17.4% 높게 나타났다. 이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진통해열제의 종류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현재 편의점에서 운영하는 4종의 진통해열제는 성인용 진통해열제 1종, 어린이 진통해열제 3종으로 두통, 생리통을 완화하거나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났을 때 사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여성 직장인이나 주부의 구매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주택가, 오피스가 등에서의 판매 비율이 전체 판매율의 36%에 달한다. 또한 어린이용 진통해열제의 경우 주말이 평일 대비 약 180% 매출 신장률을 보였으며 야간(22시-06시)의 구매 빈도도 65%로 높게 나타나 긴급 구매의 경우가 다른 상품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U(씨유) 관계자는 “성인이 아픈 경우 약국이나 병원이 열 때까지 참는 경우가 많지만 아동이 아플 때면 부모가 급하게 약을 찾는 경우가 많아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에 구입 빈도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소화제, 여행 떠나기 전 편의점서 구입

소화제의 경우 다른 입지에 비해 리조트, 휴게소, 터미널 등 휴양지와 인근한 특수 입지에서의 판매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여행 전 안전상비의약품 준비와 과식으로 이어지기 쉬운 휴양지에서의 식습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로 구입 비율을 구분해 보았을 때 남성 52.4%, 여성 47.6%로 나타났다.

소화제에 있어 다른 안전상비의약품과 가장 크게 구분되는 것은 주 판매 시간대에 있어 다른 상품에 비해 약 3시간 정도 빠르다는 것이다. 진통해열제 등의 안전상비의약품은 약국이 문을 닫기 시작하는 18시 내외에 편의점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소화제와 같은 경우 15시부터 판매 상승이 이루어졌다.

이는 작년 7월부터 의약외품으로 일부 소화제(까스활 등)가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편의점에서 소화제를 구입하는 경우가 보편화됐고 약품의 효능상 복약지도가 가능한 약사가 있는 약국에 대한 구매 의존도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파스 사 가는 고객 열 중 7명은 남성

남녀 구입 비율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상품은 ‘파스’이다. 남성 71%, 여성 29%로 남성의 구입 비중이 월등히 높았으며, 타 입지에 비해 육체적 활동이 많은 산업 단지에서의 평균 매출 비중이 다른 안전상비의약품에 비해 약 3% 높았다. 이는 여성에 비해 육체적 활동이 많은 남성이 타박상이나 결림 현상을 간단히 해결하기 위해 편의점 파스 상품을 많이 찾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싱글족에게 가장 판매가 두드러진 안전상비의약품은 ‘감기약’이다. 독신자주택에서 감기약에 대한 매출 구성비가 다른 입지에 비해 4%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주 구입객층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CU(씨유) 마포SK점 박갑연 점주는 “감기약의 경우 쌍화탕 등과 같은 건강음료와 함께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라며, “단골 고객들이 대부분 혼자 사는 1인 가구인데 아픈 얼굴로 감기약을 찾을 때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약국이 없거나 문을 닫은 시간에 국민들의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에 도움이 되고자 시작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의 취지가 잘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이 문을 닫는 야간시간대(22시-06시)가 전체 판매 비중의 50%를 차지했으며, 주말에는 평일 대비 75% 매출이 높았다.

BGF리테일 이기용 상품본부장은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는 유통채널로서 심야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등 국민 편의를 돕는 사회적 인프라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아동지킴이, 심야 길거리 안전망 역할 등 심야시간 지역 사회의 안전 사랑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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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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