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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나라의 선거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아시아」 9개국에서 22명의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27일부터 「선거와 신문」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아시아신문인세미나」가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이「세미나」에 참석한 비율빈·인도· 자유중국· 일본 대표로부터 그들 나라의 선거양상은 어떤지 들어보았다. <외신부>

<자유중국>총선 없고 지방선거만, 신문은 중립, 공명추진 - 왕광적(연합보 동경 지국장)
나는 본국을 떠나 일본에 있은 지가 오래된 관계로 자유중국의 선거에 대해 별로 아는바 없다.
1949년 12월 7일 넓은 중국대륙을 버리고 대만으로 건너온 이래 자유중국은 총선거를 한번도 가진바 없다. 자유중국에는 총선은 간선제로 선출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같은 여·야 대통령후보의 직접대결이란 없다. 의회에 해당하는 입법원선거도 자유중국의 오늘의 국내형편상 헌법에는 명문의 규정이 있으나 54년 1월의 대법관 회의가 현 의원의 임기를 국가 위급시란 이유로 정규의 선거가 있을 때까지 무기한 연장하기로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약 20년간 국회의원선거가 없었다. 그래서 현재는 선거라야 주·시의 장 및 시공무원 선거 뿐 이며 이것은 총선거에 비길 바 못 된다.
지방선거가 되면 신문은 중립을 지키면서 밝은 선거를 위해 「펜」을 드는 것은 다른 나라 신문과 비슷하다.

<인도>문맹자 많아 소·말로 표시, 손톱에 점찍어 부정 막아 - 찬찰·사칼(인도신문연구소장)
인도의 유권자 수는 무려 2억5천1백만에 달하는데 투표율은 65∼70%. 이 많은 유권자들이 선출하는 의원에는 두 가지가있다. 5백21명의 연방의회의원과 17개주의 주의원 약3천8백명이 그것이다. 대통령은 간접선거로 연방의회에서 선출한다. 인도의 선거는 문맹률이 높아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인도의 문맹률은 평균 62%. 시골로 가면 80 내지 90%가 문맹이다. 입후보자의 이름 위에 한국에서는 작대기를 기호로 쓰고있지만 인도에서는 소·말·자전거· 오막살이집·푸른별 등을 기호로 쓰고 있다. 예를 들면 여당인 국민회의파의 기호는 흰 황소 두마리이고, 공산당의 기호는 낫과 곡식이삭이다.
투표일에 유권자들의 이중투표를 방지하기 위해 투표를 마친 사람의 손톱 위에 잘 지워지지 않는 붉은 「잉크」를 칠해놓는다. 선거운동방법으로 호별방문이 허용되어 있으므로 입후보자들은 유권자의 가정을 일일이 찾아다니기에 진땀을 뺀다.
신문은 노골적으로 특정정당을 지지할 수 있다. 그리고 중립을 표방하는 몇몇 신문들도 선거 때는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

<필리핀>등록 않고서 대통령 출마, 섬 많아 유세청중은 적어 - 호세·파비아(헤럴드지 취재부장)
「필리핀」의 선거양상은 한국의 대통령선거 풍정과 너무도 비슷하다고.
「필리핀」에선 선거 보도의 기사량과 지면할애의 사전배정은 더욱 고려되지 않는다. 입후보자의 정강정책 중 큰 「이슈」가 나타날 땐 언제고 지지나 비판의 태도를 분명히 한다. 투표지의 기표방식으로 과거엔 투표자가 원하는 입후보자의 이름아래 「잉크」로 지장을 찍어왔으나 요즘엔 직접 입후보자의 이름 밑에 유권자 자신이 「펜」으로 「마크」를 한다.
대통령출마 희망자들은 한국과 같이 후보자등록이라는 선거법상 제한없이 어느 때고 출마의사표명은 물론 얼마동안이든 선거유세를 가질 수 있다. 많은 섬으로 이룩된 「필리핀」에선 많은 청중이 없지만「마닐라」서 열리는 대통령후보자의 유세 땐 약50만의 청중이 모이는 일이 있다.
「필리핀」의 선거풍토에서도 「부정선거」의 검은 그림자는 지울 수 없는 병폐가 되고있다. 그 한 예로서 한 투표자가 1인 수역을 자행하던 「플라잉·보터」(비행투표자)가 횡행하던 시대도 있었다.

<일본>머리가 돌 듯한 소란, 3대지 취재비 7만불 - 강고진(일본신문협회사무국차장)
일본선거는 한마디로 시끄러운 선거다. 아침 일곱시부터 밤 여덟시까지 확성기로 골목마다 누비며 떠들어대는 입후보자들의 고함소리 때문에 머리가 빙빙 돌만큼 야단법석을 떠는 게 일본선거의 두드러진 풍경이다. 여·야의 선거유세는 공동정견발표회와 각후보별로 하는 개별적 정견발표회가 있다. 선거자금의 염출방법으로는 각정당 스스로가 마련하는 것이라고 보아 무방하다. 노조의 돈줄은 사회당과 직결되어 있는 반면 여당인 자민당의 자금은 주로 「보스」들과 그들의 지지자인 굵직한 실업인들의 호주머니에서 흘러나온다. 신문이 허위 보도 따위로 공명선거에 간섭하지 않는 한 신문의 자유는 일본 선거법이 철저히 보장하고있으며 엄정 중립을 지키고 특정후보나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게 신문의 태도라 하겠다.
또한 선거보도가 가장 광범위하며 값이 많이 먹히는 분야의 하나며 3대지라는 조일·매일·독매가 지난 1월의 총선거 취재를 위해 무려 6만불내지 7만불을 썼다. 신문의 태도가 여태까지의 「중립」에서 깨끗한 선거를 위한 적극적인 「캠페인」이라는「독자적 노선」으로 바뀌어지고 있다. 일본의 투표율은 70%에서 80%로 그리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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