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역대 1분기 최고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전체 실적에서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비중 역시 갈수록 커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5일 올 1분기에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는 내용의 실적(잠정치)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은 14.9%, 영업이익은 52.9%가 각각 늘어난 것이다.
다만 역대 분기별 최대 실적을 냈던 2012년 4분기 때와 비교하면 매출은 7.24%, 영업이익은 1.58% 각각 줄었다. 이로써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이래 4분기 연속,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2분기 이래 3분기 연속 이어가던 신기록 행진을 멈췄다.
업계에서는 1분기가 정보기술(IT)·가전시장의 비수기인 데다 애플 소송 관련 충당금을 쌓은 것 등을 감안하면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이번 분기에 애플과의 특허소송 1심 패소로 발생한 6000억원가량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충당금이 없었다면 분기 영업이익은 사상 첫 9조원 시대를 열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 8조7000억원은 1분기 영업일 63일을 기준으로 하루 약 1400억원씩 벌어들여야 가능한 액수”라며 “엔저(엔화 환율 약세)기조에도 1분기에 거둔 실적은 글로벌 동종 업계에선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1분기 실적은 역시 스마트폰이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66.9%에 달했던 IM(IT·모바일)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올 1분기 70%대까지 오른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을 내놓지 않았다.
하나대투증권 전성훈 연구팀장은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가 글로벌 히트 상품 에 오른 데다 경쟁사들이 갖추지 못한 30여 종의 휴대전화 라인업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IM부문에서만 영업이익 6조1000억원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