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트리트뷰 겨냥 했나… 애플 3D 지도 특허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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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허상표청(USPTO)은 4일(현지시각) 애플이 출원한 두 건의 특허출원서를 공개했다. 3D 네비게이션 서비스에 대한 특허와 탈착식 노트북에 관한 특허다. 이날 IT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구글 스트리트뷰와 비슷한 느낌의 네비게이션 특허를 출원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2011년 9월 출원한 특허의 이름은 ‘파노라마 이미지 네비게이션을 위한 3D 위치추적’이다. 현재 위치에서 앞으로 찾아가야할 방향을 증강현실(AR)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특허는 "단말기에 내장된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 센서를 이용해 아이폰을 이리저리 돌려도 화면에 길안내 화살표가 표시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구글 스트리트뷰는 사용자가 원하는 위치의 경관을 미리 둘러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반면 애플 서비스는 실시간 길안내에 더 중점을 둔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애플 특허가 구글 지도를 넘어서기 위한 핵심 기능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예상이다.

지난해 애플은 iOS6을 발표하면서 아이폰 기본 앱으로 제공하던 구글 지도를 빼고 자체 개발 지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애플 지도는 잦은 오류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결국 사용자들은 앱스토어에 다시 등록된 구글 지도를 내려받아 사용하고 있다.

또 구글 지도는 이미 모바일 환경에서도 스트리트뷰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특허에서 설명한 기능을 아직 제공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다음 등 국내 기업도 지도에서 구글 스트리트뷰와 같은 거리보기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USPTO는 애플이 출원한 스크린 탈착식 노트북에 대한 특허도 함께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하이브리드 PC ‘아티브 스마트PC 프로’와 유사한 개념이다. 키보드 독(Dock)에 연결했을 땐 노트북으로 사용하고 이동할 땐 스크린만 분리해 태블릿처럼 활용하는 기기에 대한 특허다.

다만 스크린만으로 독자적인 PC 작업이 불가능하다. 아티브 스마트PC 프로를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8용 하이브리드 PC들은 스크린을 독립된 태블릿으로 활용할 수 있다. CPU 등 주요 하드웨어를 스크린 쪽에 배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 특허는 “키보드 독에 주요 하드웨어를 배치하고, 분리했을 땐 블루투스·와이파이 등 무선통신으로 프로세싱한다”고 설명했다. 터치스크린을 장착했지만 아이패드 같은 독립된 태블릿PC로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IT전문매체 씨넷은 “특허로 출원한 모든 기술이 제품화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애플이 추후 MS의 하이브리드 PC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 같은 특허를 통해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민형 기자 jomin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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