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삼겹살 불판 챙겨요~ 야구장 가서 굽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인천 문학구장은 좌측 외야 관중석에 잔디로 된 그린 존이 있다. 돗자리를 깔고 편안하게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자리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가 지난달 30일 개막됐다. 한 해 700만 명 이상이 야구장을 찾고, 텔레비전 중계 방송을 통해 경기를 보는 인구도 연 1억 명이 넘는다고 한다. 야구장은 가족 나들이 장소로, 연인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다. 그런데 야구장에도 명당이 있다고 한다. 한때는 치어리더가 응원전을 펼치는 단상 앞이 최고의 인기 자리였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잔디밭에서 편안하게 널브러져 있을 수도 있고, 평상에 가족들이 둘러앉아 가족 나들이를 할 수도 있다.

[서울 잠실구장] 매니어에겐 317·318 블록

야구를 관람할 것인가, 아니면 신나게 응원을 할 것인가. 잠실 구장은 워낙 넓어서 미리 목적을 명확하게 정해놓고 가는 게 좋다. 야구에 집중하고 싶다면 옐로 지정석 317블록과 318블록을 추천한다. 홈플레이트 뒤쪽, 본부석 위쪽이다. 그라운드가 좀 멀긴 하지만 값도 싸고 야구장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중 9000원, 주말 1만원. 응원을 하고 싶다면 응원단상 앞인 레드 지정석을 예매하면 된다. 주중 1만원, 주말 1만2000원.

[인천 문학구장] 고기 구워먹는 유일한 구장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구역이 많다. 왼쪽 외야 관중석, 그린존이다. 잔디밭으로 되어 있어서다. 날씨가 따뜻한 주말경기에는 이곳이 최고의 명당이다. 돗자리를 깔고 누워 보든, 앉아서 보든 주인 맘대로다. 지정된 좌석도 없다. 야구장에서 피크닉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정자도 있다. 주중·주말 1만원. 오른쪽 외야에는 바비큐존이 있다. 야구장에서 공식적으로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4인석 8만원.

[부산 사직구장] TV출연 단골석 1루 꼭대기

세계에서 제일 큰 ‘노래방’이어서 가장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야구장이다. 그래서인지 각양각색의 응원 피켓이나 독특한 분장을 하고 오는 열혈팬들이 많다. 이런 팬들을 위해 추천해 주고 싶은 자리가 1루 측 내야 꼭대기 자리인 S-라석이다. TV 중계 카메라에 모습이 자주 잡힐 수 있는 명당이다. 바로 앞에 중계용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서다. 좀 더 야구에 집중하고 싶다면 S-다석도 괜찮다. 주중·주말 1만2000원.

[창원 마산구장] 파티 열어도 좋은 가족석

올 해 첫선을 보인 마산구장은 독특한 스탠드가 있다. 국내 첫선을 보인 나무 데크 자리다. 홈팀 응원단석 위에 평상처럼 만들었다. 가족석인데 최대 6명(9만원)이 앉을 수 있다. 의자에서 봐도 좋고, 마루 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관전해도 좋다. 가족들이 빙 둘러 앉아서 파티도 할 수 있다. 응원단석 앞쪽에도 나무로 된 의자가 있다. 등반이가 없는데 열혈팬들이 일어나서 신나게 춤추면서 응원할 수 있게 끔 만든 자리이다.

[대구구장] 그물 사이로 사인 받는 맛

규모가 작은 대구 구장은 관중석과 그라운드가 매우 가깝다. 특히 3루 내야 테이블석과 응원석인 스마트존 사이의 내야 지정석은 삼성 더그 아웃 바로 옆이다. 삼성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로 코앞에서 볼 수 있다. 골수 팬들이 가장 탐내는 자리여서 가장 먼저 동난다. 가끔 선수들이 야구공을 던져주기도 한다. 또한 그물 사이로 선수들의 사인을 받기도 편하다. 주중 9000원. 주말 1만1000원.

[광주구장] 응원단 앞자리가 명당석

응원전이 가장 재미있는 야구장이다. 그래서 가장 인기 있는 좌석도 바로 응원단 앞 자리다. 206·207 블록이 그 자리다. ‘남행열차’나 ‘목포의 눈물’ 등 응원가를 따라 부르며 야구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광주구장은 관중석이 낮은데 선수들의 움직임도 가까이 볼 수 있어 좋다. 불펜투수들이 바로 앞에서 몸을 푸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보너스다. 주중 9000원, 주말 1만원.

[대전구장] 졸면 맞는다, 1·3루 익사이팅존

최근 들어 야구장의 트렌드 중에 하나가 바로 ‘익사이팅존’ 설치다. 메이저리그 야구장처럼 그라운드와 같은 높이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장소다. 대전구장도 1·3루에 ‘익사이팅존’을 만들었다. 가끔 선수들이 던져주는 야구공도 받을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고’ 할 수 있는 장소다. 가격도 주중 3만6000원, 주말 4만원(각각 2인 기준)이어서 다른 구장보다 저렴하다. 경기에서 눈을 떼다 보면 파울 타구에 맞을 수 있다.

[서울 목동구장] 마음대로 골라 앉는 재미

넥센 히어로즈 홈구장인 목동구장은 다른 구장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예매제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자리 구분 없이 그냥 선착순으로 앉을 수 있는 존도 있다. 비지정석. 응원단상과 가까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목동구장은 대구구장과 함께 3루가 홈팀 응원석이다. 홈팬이라면 3루 측 관중석인 109블록과 208블록, 원정팀은 128 또는 229블록이 그 자리다. 주중 1만원, 주말 1만7000원이다.

글=이석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