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소극장문화 살릴 ‘바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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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배우를 꿈꾸는 두 남녀의 일상을 그린 극단 도모의 창작극 ‘연극바보들’ 한 장면. 배우는 장혁우·김도란씨. [사진 도모]

지역의 한계를 넘보는 연극. 지역에서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완성도 있게 그려낸 연극. 극단 도모가 2일부터 춘천 봄내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바보들’ 얘기다.

 인지영·장혁우가 대본을 쓰고 민경이 연출한 ‘연극바보들’은 지난해 강원문화재단의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으로 제작돼 올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연극바보들’은 연극 배우의 꿈을 키우는 두 남녀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성장통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 남녀 사이의 사소한 다툼부터 화해와 성장에 이르기까지 이 시대를 사는 청춘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과 대사로 웃음을 선사한다.

 작품의 완성도와 예술성을 떠나 단지 지역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지역 연극이 외면받는 현실에서 이 연극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전망이다. 우선 춘천 지역 연극이 보통 2~3일 공연한 후 막을 내리는 것과 달리 ‘연극바보들’은 28일까지 한 달 가까이 장기 공연한다. 이 때문에 춘천 지역 연극계에서는 처음 두 명의 배우 모두 더블 캐스팅됐다. ‘연극바보들’은 춘천 공연에 이어 6월 7일 경북 구미를 시작으로 부산·대구·광주·전주 등 6개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한다. 11월에는 서울 대학로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공연 반응은 좋다. 첫 주 공연은 좌석 유료 점유율이 92%에 달했다. 좌석은 대학생을 중심으로 20~30대가 꽉 메웠다. 극단 측은 나머지 8%의 좌석은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역 내 복지센터 등에 기부했다. 도모의 황운기 대표는 “연극 홍보를 위해 대학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상당수 학생이 지역 연극을 본 적이 없다고 답해 충격을 받았다”며 “이 연극을 계기로 젊은 층을 위한 연극, 나아가 소극장 문화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바보들’은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4, 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 각각 공연한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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