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사무실 개조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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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닷컴 기업들의 줄도산으로 텅 비어가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중심 업무지역이 아파트로 바뀌고 있다.

LA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정보기술 업종의 경기 침체로 사무실 임대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부동산 업자들이 샌프란시스코의 중심 업무지역의 사무실을 주거용 아파트로 개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개발 업체인 티시먼사는 중심 사무지구인 마켓 스트리트에 보유한 40층짜리 빌딩 중 닷컴 기업에 임대했던 21~40층을 아파트로 개조하고 있다. 미국 내 최대의 업무용 빌딩 보유 업체인 '에쿼티 오피스 프로퍼티 트러스트'는 사무용 빌딩의 공실률이 크게 높아지자 2억5천3백만달러를 들여 추진 중이던 업무용 빌딩 신축공사를 최근 중단했다.

부동산 개발업자 더글러스 로젠버그는 "시내에 빈 사무실이 많아 일부 지역은 유령도시가 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임대업자들이 사무실을 주거용 아파트로 전환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업무용 빌딩을 짓기 위해 사뒀던 땅에 1백1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동산전문회사 커시먼 앤 워커필드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내에 빈 사무실로 남아있는 업무공간은 1천5백만평방피트(약 42만평)로 오리건주 포틀랜트의 전체 업무공간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임대료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사무실 임대료는 인터넷 붐이 한창이었던 2000년 말까지만 해도 미국 내 다른 지역의 거의 두배에 달했다. 그러나 한때 평방피트당 80.16달러까지 치솟았던 임대료가 최근에는 당시의 40% 수준으로 폭락했다.

LA타임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업무용 빌딩을 주거용으로 바꾸는 붐이 일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 미국 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아파트 임대시세에도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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