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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피치…일본의 재 군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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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정부는 지난 13일의 국방회의에서 제3차 방위력 정비계획을 성안, 경비 총액 2조3천4백억원(65억불)과 정비 목표를 결정, 앞으로 5년간 『일본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 재산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대폭 재 군비에 나섰다. 미·일 안보체제하에서 무기에 의한 유효한 「억제력」으로서의 방위력을 정비한다는 1·2차에 방위계획에 잇대어 이번 제3차 5개년 계획에 있어서는 특히 ①함정·대잠 항공기의 증강에 의한 해방 방위력의 강화 ②「나이키·허큐리즈」의 신장비 등 대공 「미사일」의 증강에 의한 방공력의 강화 ③육상방위대원의 증원과 기동력의 증강 등에 역점을 두고 병기·장비의 「국산화」에 계획 기간 중 총액 5천억원을 계상함으로써 주목을 끌게 하고 있다. 중공이 핵무기 보유국으로 등장한 이래 끊임없는 위협을 받고 있는 극동에 있어 어느 나라보다도 최강의 무력강화를 꿈꾸는 그들의 움직임은 자유우방 제국에 또 하나의 크나 큰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 뒤늦게나마 미국과 우리나라가 병기·장비 현대화에 합의를 봤다지만 우리는 일본 재무장 계획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일본의 제3차 방위계획의 전모를 분석 검토해 보기로 한다. <인>
일본 방위청은 당초 이 계획 소요예산으로 2조6천9백억원을 요구했으나 대장성이 반대함으로써 난항을 거듭해 오다 교섭 2년만에 좌등 수상의 재단으로 결정된 것.
그러나 방위청은 이 결정된 예산액에 대해 결코 만족하지 않고 있다. 그 불만의 근거를 살펴보면 총 경비액 중에서 차지하는 인원경비(급여 피복 식량비 등)가 약 45%, 물품비 약55%. 물품비중 약 60%가 병기 구입에 충당되고 그 3분의 2가 경신분, 나머지 3분의 1이 증강 분이라는 숫자가 나온다는 것.
그러니까 『2조 3천억 이라지만 결국 「병기갱신계획」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측과 일부에서는 일본의 국력과 그에 걸맞는 방위계획이라는 견지에서 그와 같은 주장은 방위청은 견해에 불과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3차방」의 정비목표를 검토해보면「경신」이라 해도 미군이 급여한 낡은 무기 대신 고성능 최신예의 일본제 병기가 등장하면 그것은 질적인 향상, 즉「증강」의 역할을 할 것이다. 방위청이 말하듯 숫자상의 퇴조는 있다 해도 이번 계획에서 자위대가 강화될 것은 확실하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미 주둔군의 육상병력 철수(현재 보급관계자 약 4천명이 잔류)이래 그 대리역할을 담당한 육상 자위대는 이「3차방」에서 육상, 공군의 기동력을 강화하여 전력의 효율을 높이자는 목표인 것이다. 육, 해, 공 각 자위대로 하여금 극동에서 제일 가는 전투력을 갖추게 하고 점진적이지만「자유방위」의 색채를 짙게 하여 미국에 대한 외교상의 발언권을 강화하면 결과적으로 국가의 이익과 관련되지 않느냐는「3차방」책정에 대한 일본정부의 외교·방위구상을 밑받침하는 속셈이다.

<육상자위대>
육상자위대 정비목표는 병력증원과 장비의 근대화에 주안을 두고 있다. 현재의 정원 17만 1천5백명을「3차방」기간 중 8천5백명 증원, 총 병력 18만명 체제를 확립하자는 것.
장비 근대화에 있어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헬리콥터」에 의한 공중 기동력의 강화로「베트남」전에서의 미군의「헬리본」작전(헬리콥터 공수에 의한 기습)의「시스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대형「헬리콥터」40대로 편성되는「헬리콥터」단은 장차 1개 연대(약 1천8백명)의 병력과 무기를 2왕복 정도로 공중수송 할 수 있도록 하고 중형「헬리콥터」20대로 이루는 편대를 동북, 동부, 서부 각 방면부대에 배치.
한편 지상 기동력은 일본제 60식 장갑차 1백60대가 정비되어 기갑사단이 점차 늘어난다. 육상의 대공 병기도 증강되어 저공용 대공「미사일」을 일본제로 대체, 2개 대대 이외에 3개 대대가 신설된다. 그밖에 고성능 35「밀리」고사포 L90이 일본제로 바뀌고 미군의 구식 기관포도 경신

<항공자위대>
지 대공「미사일」「나이키」의 탄체를 일본제로 하여 증강 배치한다. 「아잭스」의 개량형인「허큘리즈」3개 대대를 신설한다.
2차방에서 채용된「배지·시스팀」(적기를 발견하고 발사하기까지 자동전자기로 처리하는 장치)을 운영한다. 이는 극동에선 처음으로 채용되는「시스팀」이다. 전투기(FX)의 종류도 새로 결정된다. 현재 보유한 전투기는 F86「제트」기 등 모두 6백10대. 그밖에 현용 T33에 대체할 「제트」연습기(TX)와 수송기(CX)도 기간 중에 개발하여 일본제로 바꿔 나간다.

<해상자위대>
주로 항만해협을 방비하기 위해 1년에 1척씩 1천8백「톤」급 대형 잠수함을 건조하여 5개지방대에 소속된 호위함을 현재의 10척에서 15척 정도로 증강한다.
함정은 약 4만8천「톤」을 새로 건조할 계획이며 이 중에는 대공「미사일」을 장비 한 3천「톤」급 1척, 무인「헬리콥터」최신형 호위함 2척도 포함되어 있다.

<업계의 경쟁>
당초부터 장비의「국산화」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해온 것은 산업계였다. 그러므로 3차방의 내용은 산업계의 대환영을 받았지만 과연 자력으로 개발에서 생산까지 절대자신이 있느냐 하면 산업계의 답변은 좀 모호해 진다.「메이커」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 초음속기의 자기개발에 착수하지 않으면 세계의 항공기 기술수준에서 완전히 낙후된다는 사실이다. 또 장기 개발 중 설비와 사람을 놀려 둘 수 없으니 곁들여 다른 일도 해야겠다고 욕심을 부리고 있다.
지금 항공기 부문을 중심으로 한창「메이커」들 사이에 청부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는 것이 삼릉중공. 「3차방」에서도 그 수위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밖에「메이커」의 업계판도도 청부전의 결과에 의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조정력을 맡은 경단연 방위 생산위원회서는 「검은 안개」의 발생을 겁내어 『과거의 실적을 참작해서 각 사가 분담 생산하는 협력체를 취하도록 했으며 좋겠다. 정치가는 개입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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