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신내각의 발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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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2월「15의 총선거와 더불어 계속 다수당이 된 국민회의당은 3월12일「인디라·간디」여사를 수상으로 재선한바 있거니와 13일 동 내각이 정식으로 발족하였다. 이로써 작년 1월 「쟈스트리」수상의 돌연한 서거에 뒤이어 집권하게 된 「간디」여사는 세계에서 보기드문 여성수상으로서 다시 집권하게 된 것이다.
인도로 맡하자면 한때 동·서 냉열전의 냉혹한 대립속에서 명성을 날리고, 많은 영향력을 미친 고「네루」수상의 나라다. 한국과의 관계를 본다면 일찌기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한국을 예찬했다고 해서, 또 해방전에는 같은 식민지라는 공동운명의식속에서 그렇게 소원한 느낌을 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전후 독립한 인도의·중립노선은 우리의 많은 의심을 샀고 또 우리의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 사실이었다. 인도와 한국과의 보다 활발한 접촉이 시작된 것은 혁명적 영사관계를 가진 때부터라고 하겠다. 그러는 가운데는 인도 역시 중공과의 대결로 그 노선이 변모하였다는 것도 지적할 수 있다.
따라서 인도의 신내각 발족과 그 장래는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집중될 것이지만 우리의 입장에서도 주목을 끈다. 새로 발족한 내각의「차글라」외상은 「파키스탄」과의 무조건 화해와 중공과도 평화공존을 바란다는 정책을 피력한바 있다. 작든 크든 인도가 국제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여 우리는 인도「간디」내각의 재출발에 즈음해서 인도가 세계평화에 기여할 것은 물론 한국과의 관계가 더 한층 개선되기를 희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 선거결과를 볼 때 집권당인 국민회의당이 유례없이 후퇴하였다 하더라도 국민회의당 자체내에서는 물론「잔·산」당, 「스와탄트라」당 등 우파가 진출하였다. 이러한 것은 인도의 우경화를 촉진하는 큰 요인으로 보고 있어 신내각의 대내외 노선이 주목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전통적인 고「네루」의 비동맹주의 및 사회주의 노선이 우경화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도 보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여당인 국민회의당이 계속 집권하여 장기집권의 좌에 안재했다 하더라도 인도 정국의 동요와 혼미의 진폭은 넓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 내정·외교 양분야에 걸쳐 독립 이래 가장 큰 시련과 전기에 부딪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무대에서의 인도의 지위는 종래와 비교해서 심하될 것으로 보고 있고 대내문제에 있어서도 경제력의 약점·외화부족·식량부족·성우 및 언어문제로 인한 폭동 등 여러가지 난국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도는 과거 3차에 걸친 5개년계획을 가졌고, 동기간 중 「컨소시엄」으로부터의 54억여불에 달하는 차관을 포함해서 약 73억불의 차관협정을 체결하였다. 작년 4월부터는 제4차 5개년계획이 시작되었으며 약 83억불의 외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인도의 외화위기를 구제하기 위하여 각국의 협조가 있지만 인도의 경제불안은 의연히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식량면에서 작년 9천5백만「톤」의 생산을 예상했으나 약 8천만「톤」밖에 생산하지 못했고 절대부족량은 약2천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와 빈곤을 극복하고 자립경제의 길을 닦는다는 것은 인도 신내각에 부여된 최대의 과제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또 인도가 지난 날과 마찬가지로 국제무대에서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내적인 서상한 문제들의 해결이 있음으로써만 가능할 것이며 신내각의 방향은 이러한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킨다고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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