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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숙 「피아노」 독주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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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젊은 음악도에 있어 과감한 연주란 무대 위의 일종의 자신인 바 이민숙은 알맞는 체구와 적응성 있는 손의 특징을 충분히 구사했다. 그러기에 그에게서 구태여 「바흐」의 경건 성을 띤 엄격한 구성만을 강요할 필요는 없는 것이며 「모짜르트·피아노·소나타」K570연주처럼 솔직·투명·여유 있으면 되는 것이다. 물론 제 1악장에서 지나치게 기계적이었고 제 2악장에서 보다 꿈꾸는 청결감이 아쉽다해도 제 3악장의 경쾌한 「론도」처리에서는 명쾌한 구절감을 구성지어나갔으며 줄기찬 박력 때문에 다소 거칠어질 때가 있었다. 그러나 기본적인 단정한 「스타일」을 결코 흐트리지 않고 있음이 미더웠다. 임원식 지휘의 KBS교향악단과 협연한「베토벤·콘체르토」 제 4번에서는 곡이 지닌 시적 감흥에 동화되면서 제 2악장 「오케스트라」와의 대화는 흐뭇한 친근감을 불러일으켰고 제 3악장에서도 맑은 기분 속에서 시와 서정을 부합 시켜가는 「델리카시」가 뚜렷했다. 여기에 좀 더 약음 처리의 아름다움이 이룩됐으면 했으나 자칫하면 일반적 상례로 산문적이기 쉬운 이 「콘체르토」를 으뜸 되는 시적 공감 속에 끝까지 차분히 이끌고 나갔다. <유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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