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채권단 양해각서 수정안 마련

중앙일보

입력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18일 오후 외환은행 본점에서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열고 마이크론이 제시한 양해각서(MOU) 초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하고 우리측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비롯해 산업.한빛.조흥.씨티.농협 등 채권은행들과 한국투신운용.LG투자증권.교보생명.우리종금 등 11개 채권금융기관이 참석했다.

채권단은 특히 ▶메모리 부문을 판 뒤에 남는 잔존 법인을 확실히 살릴 수 있는 방안과▶매각대금으로 받을 주식처분 제한의 완화▶후순위채 매입요구의 철회 등을 수정안에 반영키로 했다.

채권단은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자생존론은 시기상조라며 마이크론과의 협상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아직 협상 초기에 불과하며 독자 생존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며 "채권단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조건을 수정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마이크론의 제안중 세부 조건 뿐 아니라 40억달러의 매각대금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금액이라는 투신권의 반발때문에 진통을 겪었다.투신사들은 운영위에 앞서 자체 회의를 갖고 채권금융기관들의 추가손실 부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하고 추가부담을 떠안게 될 경우 독자생존을 주장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이에 앞서 열린 하이닉스 이사회는 MOU를 체결할 권리를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에게 위임했다.이사회는 그러나 MOU에는 잔존 법인의 확실한 생존 방안이 포함되어야 하며 MOU의 모든 조항에 대해 채권단과 완전히 합의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사회는 또 채권단의 적극 지원을 전제로 한 독자 생존안도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 때문에 하이닉스 내부에서도 매각에 반대하는 기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선희.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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