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신 정 상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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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퀴논=장두성·윤정규 기자】백마3단계작전에서 적탄8발을 맞고도 10여명의 적을 무찌른 후 살아나온 불사신의 용사가 있다.
「톤바산·정글」지대를 수비중인 우리 백마30연대 12중대에 대하여 칠흑같은 밤 월맹정규군 B18연대 8대대가 자동소총으로 맹공격해왔다. 적의 화력은 비 오듯했으나 적의 포진상황은 전혀 알 수 없었다. 12중대에선 특공대를 뽑았다. 용약나선 병사는 홍성용 병장, 정연호·김철영 상병과 강태량 1병.
특공대는 적의 탄막을 뚫고 포복, 적전 15「미터」까지 나갔으나 홍 병장은 적탄을 맞고 숨졌다. 적의에 불탄 3명은 계속전진- 정 상병이 철모를 대검에 꽃아 적의 화력을 유인했다. 적은 집중사격을 가해왔다.
적의 동굴공격지점을 알아낸 정 상병은 유탄을 발사했으나 불발, 순간 적탄3발이 정 상병의 배낭에 맞았고 그 속에 있던 연막탄이 불붙었다. 정 상병은 배낭을 벗어 던지며 유탄 제2탄을 발사했다. 유탄은 마침내 굉음을 올리며 적진에 터지고 적진은 잠잠해졌다.
정 상병은 동굴 우측을 공격중인 부상한 강 1병을 구출키 위해 수류탄 공격을 시도, 교전2시간만에 적 동굴을 완전히 폭파했다. 적은 이 전투에서 19명이 죽었다. 살아남은 김 상병과 정 상병은 부상한 강 1병을 업고 중대진지로 귀환했다.
이날 전투에서 정 상병은 철모에 1발, 수통에 1발, 배낭에 3발, 그리고 다리에 3발, 도합 적탄 8발을 맞았고, 전우들은 불사신의 정 상병을 얼싸안고 환호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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