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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 첫 CD음반 제작, 프로듀서 필 라몬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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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필 라몬

빌리 조엘, 레이 찰스, 프랭크 시나트라 등 당대 최고의 가수들과 작업하며 수십년간 히트 음반을 쏟아낸 미국 음반 제작자 필 라몬이 지난달 30일 뉴욕에서 사망했다. 79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뉴욕 브루클린에서 성장한 라몬은 줄리어드 음악학교를 다녔지만 곧 대중 음악으로 진로를 바꿨다. 20대 중반이었던 1950년대 말 독립 스튜디오를 설립, 엔지니어로 일했고 이후 록·재즈·팝 등 장르를 넘나들며 히트 음반 제작자로 활약해 왔다.

 라몬은 그래미상을 14차례나 받았다. 이중 폴 사이먼(‘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1975), 빌리 조엘(‘52번가’·1978), 레이 찰스(‘Genius Loves Company’·2004)와의 작업으로 ‘올해의 앨범상’을 거머쥐었다. 라몬은 음반 산업에 디지털 레코딩과 콤팩트 디스크(CD)를 도입한 선구자로 꼽힌다. 82년 ‘아니스티’ ‘마이 라이프’가 수록된 빌리 조엘의 ‘52번가’를 상업 앨범 처음으로 CD로 제작해 보급했다. 라몬과 6장의 음반을 낸 조엘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내 음악의 많은 부분은 그가 만들어 낸 것이다. 소중한 친구이자 최고의 멘토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영화·연극·뮤지컬·TV 영화음악 등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최고의 재능과 기량을 보여주었던 라몬은 영화 ‘플래시 댄스’(1982), ‘백야’(1985)의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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