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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여성 성(性)노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과부 샤 잔은 카불 변두리의 한 설원에서 진흙으로 벽을 바른 차가운 방에 앉아 있다.

그녀는 1999년 8월의 그 날을 회상하면서 꼬질꼬질한 스웨터 끝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 때 탈레반은 소말리 평원의 포도밭 안에 있는 그녀의 집에 불을 지르고 그녀의 절친한 친구 나피자를 납치해 갔다.

샤 잔은 "탈레반이 총과 횃불을 들고 밀려들어왔다. 우리 중 누구도 부르카로 얼굴을 가릴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부르카를 하지 않은 여자들 중에서 젊은 미인들을 추려내는 것은 탈레반 침입자들에게는 간단한 일이었다. 나피자도 여기에 걸려들었다.

초록색 눈동자와 허리를 스치는 검은 머리칼을 가진 나피자는 샤 잔에게 달려와 불타는 집에서 그녀의 세 아이들을 밖으로 옮기는 일을 돕고 있었다.

한 탈레반 전사가 에메랄드 눈을 가진 나피자를 발견했다. 그에게는 뜻밖의 횡재였다. 그는 AK-47 소총의 개머리판으로 나피자를 후려쳐서 쓰러뜨린 뒤 울부짖으며 애원하는 그녀를 고속도로로 끌고 갔다.

그곳에서 알 카에다의 아랍인들과 파키스탄인들이 탈레반과 합류해 마을 주민들 중에서 젊은 여자들을 골라냈다. 한 소녀는 노예 대신 자살을 택했다. 그녀는 우물 속으로 몸을 던졌다.

나피자와 인근 마을에서 끌려온 여성들의 수는 수백 명에 달했다. 이들은 트럭과 버스에 태워졌다. 그리고 다시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탈레반 붕괴 후 2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아프간 여성 학대에 관한 더러운 비밀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탈레반은 여성에 대한 혹독한 제약이 실질적으로 여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수단이 된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대부분을 통치한 6년 동안에 벌인 행동은 이런 주장이 엉터리임을 보여준다. 유엔과 구호 기관들은 탈레반 정권을 피해 달아난 여성 난민들에게서 이런 학대 정보를 수집한 바 있다.

이제 목격자들과 신정부 관리들의 증언을 통해 탈레반이 타지크, 우즈벡, 하자라 등 자신들이 꺾은 소수 종족의 여성들을 조직적으로 납치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이 여성들은 승전에 대한 보상이었다.

그리고 카불, 마자르 이 샤리프, 잘랄라바드, 코스트 등의 도시들에서 여성 희생자들은 탈레반 병사와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에 소속된 아랍과 파키스탄 전사들과 강제로 결혼했고 나중에 결국 버려졌다고 말했다. 이런 결혼은 공인된 강간과 다를 바 없었다.

아마드 잔 카불 경찰서장은 "그들은 소녀들을 매매했다. 소녀들은 치욕을 당하고 버려졌다."고 말했다.

소말리 포도밭 위쪽의 진흙 요새 마을들에서는 1999년 탈레반 공격 후 여성 6백여 명이 사라졌다. 그러나 이런 납치는 큰 불명예로 인식되기 때문에 희생자 가족은 절대 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카불의 여성권리단체 '자유의 사도'를 이끄는 카드리아 야스돈 파라스트는 "가족에게 실종된 여성에 대해서 묻는다면 그들은 '우리 딸은 죽었다'고 하거나 파키스탄에서 결혼했다고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구호 기관 관계자들은 "아마 많은 여성들은 결국 파키스탄으로 갔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매춘굴로 팔려가거나 어떤 집에서 사실상의 노예로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

탈출할 수 있었다 해도 이 여성들은 가족들이 더 이상 자신들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실종된 소말리 여성들의 흔적은 파키스탄 국경에서 멀지 않은 잘랄라바드에서 발견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곳에서 여성들은 사막에 있는 사르 샤히 막사 안에 감금됐다.

이들 중 더 예쁜 여성들이 골라진 뒤 없어졌다. 어떤 여성들은 트럭에 태워져 페샤와르로 보내졌다. 여기에서 파키스탄 국경 경비대와 공모가 있었던 게 명백했다. 다른 여성들은 빈 라덴이 훈련소 몇 군데를 갖고 있는 코스트로 보내졌다.

알 카에다 소속 아랍인들은 스스로 신부가 되겠다는 아프간 여성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돈을 갖고 있었다. 아마드 잔은 코스트의 한 아랍인이 10대 아프간 미녀를 1만 달러에 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아랍인은 일 주일 후 미국의 공습이 시작되자 그녀를 버렸다.

카불 경찰은 여성을 납치하라는 지시는 탈레반 지도자들이 내렸으나 모든 지휘관들이 이에 복종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탈레반 지휘관 누룰루다는 소말리 평원에서 알 카에다 소속 파키스탄 전사들이 여자들을 트럭에 강제로 싣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 10명을 모아 트럭을 공격하고 여자들을 풀어줬다. 잘랄라바드에서도 일부 현지 탈레반 전사들이 사르 샤히 막사를 습격해 그곳에 남아있는 여성들을 탈출시켰다.

그러나 이는 예외적인 영웅적인 행동일 뿐이다. 그밖의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여성 모독이 완전히 용인됐음은 분명하다.

TIM MCGIRK/SHOMALI PLAIN (Time)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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