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르노삼성은 한국 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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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스톨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지난해 12월 산업자원부가 국내진출 외국기업들을 대상으로 마련한‘제1회 외국기업의 날’에서 은탑훈장을 수상했다. 삼성자동차 인수 후 3만여명의 직·간접 고용창출 효과를 내는 등 한국경제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수상 이유다.

강태욱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가 그와 경영철학·회사 현황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르노삼성은 올 하반기에 1천5백cc급 신차 SM3를 출시할 계획으로 알고 있는데.

SM3는 SM5의 안전성과 매력을 바탕으로 제작될 것이다. 현재 부산공장은 연간 24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어 SM3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다.

▶ 르노삼성은 2004년까지 손익분기점 달성을 장담했다. 그 약속은 아직도 유효한가.

르노는 삼성자동차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고, 회사를 단기간에 정상가동시키는 데 거액을 투자했다. 그 결과 아직 흑자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현 추세대로라면 2004년 이전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약속을 지키는 기업이다. 지난해 12월까지 중대형 자동차시장에서 25%의 점유율 달성을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또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기업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 르노삼성의 최대 강점은.

최근 전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활발한 인수·합병이 이뤄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플랫폼’(동력 전달장치 등 차체 하단부 구조물)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다. 이 점에서 르노삼성은 르노와 닛산의 앞선 플랫폼을 그대로 쓸 수 있어 유리한 위치에 있다. 게다가 임직원을 미국·남미·유럽 등지의 르노자동차 지사에 파견해 글로벌 경영의 진면목을 접하게 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일 것이다.

▶ 지난해 타임지와 CNN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EO’로 선정된 일본 닛산 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사장과 자신을 어떻게 비교하고 싶나.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스톨 사장은 르노자동차 본사 근무 당시 동갑내기인 카를로스 곤 사장 밑에서 한동안 일했다). 그의 가장 큰 자질 중 하나는 문제가 생겼을 때 일단 이를 단순화하고 정확한 문제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능력이다.

▶ 르노삼성자동차의 소유지분 구조는 어떻게 되는가.

르노삼성은 르노가 70.1%, 삼성이 19.9%, 채권단이 1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분 문제를 들어 흔히 르노삼성을 외국회사로 부르는데 우리는 ‘한국회사’다. 외국인의 지분이 50%가 넘는 삼성전자를 외국회사라 할 수 있는가. 더군다나 르노는 지분만 갖고 수익을 노리는 금융기업이 아니라 제조업체다. 르노삼성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면 할수록 그 이득도 한국으로 돌아간다.

▶ 지난해 현대자동차측이 EF소나타와 SM5의 판매 대수와 해외수출액을 직접 비교하는 광고를 게재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

중요한 것은 그 광고가 나간 뒤 SM5의 판매가 오히려 늘었다는 점이다. 우리의 1차 목적은 무엇보다 사업정상화였다. 국내시장에서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해외 고객들에게 우리 차를 사라고 설득할 수 있겠는가. 국내에서의 입지가 구축되면 자연히 수출에 역점을 둘 것이다.

▶ 글로벌 시대에 CEO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방향감각과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다.

출처:뉴스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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