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선 어떻게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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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 모델은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다. 아일랜드는 1974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김나라 연구원은 “성적 경쟁에 시달리는 학생에게 1년간 적성·진로를 탐색할 시간을 줘 인성·사회·직업적 발달을 돕자는 취지였다”고 소개했다.

 3년의 주니어 과정(중학교)을 마친 학생은 시니어 과정(2년·고교) 진학 전 전환학년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들은 1년 중 15일~한 달간 지역의 공장·농장·병원·봉사단체 등에서 직업 체험을 한다. 평소엔 국어·영어·수학 등 필수 과목과 스포츠·예술·정보기술(IT) 과목, 운전 등 실무능력을 배운다. 성적 산출을 위한 시험이 없는 대신 각종 체험활동 내용을 보고서 형태로 제출한다.

 전환학년제 참여 여부는 학생이 정한다.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학생은 바로 시니어 과정으로 진학한다. 2010년 해당 학생 중 절반(53%)이 전환학년제를 선택했다.

 학교도 전환학년제 개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도입 초기(74~83년)엔 채택 학교가 10여 곳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전체 학교의 75%(555곳)로 확대됐다. 김 연구원은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모델인 전환학년제는 시범 운영을 통해 수정·보완을 거친 뒤 본격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의 애프터스쿨(after school)도 참고 대상으로 꼽는다. 공립기초학교(9년·초교+중학교)를 마친 뒤 고교에 진학하기 전 머무를 수 있는 1년 과정의 기숙학교다. 주로 음악·미술·체육과 단체활동이 중심이다. 희망 학생만 진학하는데 현재 전체 학생 30%가 거치고 있다. 2011년 현지 학교를 방문했던 좋은교사모임 정병오 대표는 “다양한 감성 교육을 통한 자아 성찰과 진로 모색에 방점을 둔다”고 말했다.

 스웨덴 학생들은 기초학교 8, 9학년(중2,3)에 매년 2주가량 학교 밖에서 직업 체험을 한다. 고교에 진학하면 사회과학·경영·공업·건설·호텔 등 총 17개 교육과정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 이중 13개 과정은 15주 이상의 현장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스웨덴 교육청 재정국장 출신인 황선준 박사는 “스웨덴의 모든 학교는 전문 진로상담사를 두고 학생이 원하면 언제나 상담을 해준다”고 말했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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