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제2연고지 발언한 우리금융·배구연맹 사과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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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드림식스 배구단 선수들이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팬 사인회를 갖고 있는 모습. [사진 KOVO]

아산시가 우리금융지주로 매각된 드림식스 프로배구단의 아산 제2연고지 선정과 관련, 불편한 심기를 공식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의 신용카드인 ‘우리카드’의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본지 3월 12일자 6면 참조)

 복기왕 아산시장은 드림식스 배구단의 연고지 선정과 관련해 실망감을 나타내는 시민을 상대로 ‘시민 다독이기’에 나서는 대신 ‘(아산 제2연고지) 발언에 대한 강력대응’을 선택했다.

 복 시장이 최근 한국배구연맹 신원호 사무총장의 방문 사과에 대해 “드림식스 인수를 검토하는 기업이 나타나면 시에 먼저 정보를 제공하고, 만남을 주선하기로 한 약속을 연맹이 지키지 않은 책임을 분명히 지게 될 것”이라고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복 시장은 “시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제2연고지 발언을 함으로써 시민 의견과 자존심에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우리금융 측도 공식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복 시장은 우리금융 측 고위간부의 면담요청에도 “관계 부서장이 우선 만나 진정성을 확인한 이후에 만나겠다”고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복 시장은 관계 부서장과 실무자에게 이번 사태에 관한 대책을 주문했다”며 “연맹과 우리금융 측의 태도와 상황에 맞게 대응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올해 해체가 불가피해 보이던 드림식스 배구단은 2012-2013 V리그 시즌 동안 러시앤캐시의 긴급수혈과 아산시민의 열성적인 응원, 김호철 감독의 지도력으로 맹활약해 시즌 내내 주목 받아 왔다.

 이에 힘입어 드림식스 배구단은 지난 7일 한국배구연맹 이사회로부터 우리금융지주에 매각이 결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드림식스는 올해 7월부터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카드 소속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금융지주가 ‘서울시를 주연고지로 두고 아산시를 제2연고지로 고려한다’ 발언에서 비롯됐다.

 한국배구연맹에서도 “드림식스는 서울시를 연고지를 이전하지만 아산시민의 프로배구 열망을 무시할 수 없어 아산을 제2연고지로 선정해 다음 시즌 홈경기의 30~40%를 여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아산시민은 전화와 인터넷 민원창구를 통해 “혹시 시가 연고지 이전을 서울로 허락한 발언인가?” “우리은행 신용카드 불매운동에 시가 앞장서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시민들은 아산시 게시판을 통해 “총 15회밖에 안 되는 홈경기 중 4~5경기를 아산에서 개최하겠다는 것은 서울 장충체육관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만 아산 이순신체육관을 사용하기 위한 꼼수”라며 진정성을 문제 삼고 있는 상태다. 지역 최초의 프로 스포츠 팀인 드림식스에 열렬한 응원과 성원을 보내준 아산시민들과 아산시. 앞으로 우리금융지주와의 행보가 주목된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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