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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천 파동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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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여·야 각 당의 국회의원 공천후보 내정자의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지금까지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던 공천경합은 갖은 잡음을 빚으면서 더욱 심화, 당 내분으로까지 번질 심각한 양상을 띠기 시작하고 있다. 평균 3대 1이 넘는 경합상을 보이고 있던 공화당은 현역 의원 10여명을 포함한 낙천 예상자들이 빈번하게 모임을 가지면서 당총재에게 직접 건의문을 제출할 준비를 하는 등 조직적인 반발의 징조를 보이고 있는가하면 민중·신한 양당 내에서도 서울 등 일부 원외지역구와 전국구 자리를 노리는 당 중진급들의 경합으로 자칫하면 잡다하게 얽힌 당내 각 계열별 다툼으로 발전할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조직적인 반발로 현 의원 등 40여 경합자 연합코>
◇공화당
공화당의 국회의원후보 공천경합은 전국 1백 31개 지역구중 90여개 구의 공천윤곽이 잡혀가고 이에 따른 일부 경합자들의 조직적인 반발이 점차 확대됨으로써 심각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그 동안의 공천경쟁에서 열세에 몰리고 있는 10여명의 현역의원들과 20여 원외 지구당 위원장 등 40여명의 경합자들은 최근 지역별로 비공식적인 모임을 갖고 『파벌대립과 권력에 의한 낙하산 식 공천을 막기 위해 가능한 한 최대한의 연합전선을 편다』는 강경 대책을 새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경남지역 공화당 원외인사들의 모임에 이어 14일엔 전남, 15, 16일엔 강원·경북과 전북·충북지구의 원외지구당 위원장 중심의 공천희망자들이 각기 따로 모여 『낙하산공천 반대를 위한 연합서명과 함께 조직적인 움직임을 위한 기구 설치문제도 협의하고 우선 연락간사를 두어 전국적 규모의 모임도 마련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18일 한 관계자가 전했다.
특히 낙천대상으로 알려진 10여명의 현역 의원들은 그들의 상대방 경합자들이 내고있는 이른바 지구당 위원장 불신임 서명, 비위 공개상 등에 대해 『「반박문」을 함께 만들어 박 총재에게 직접 건의하는 한편 법원에 무고죄로 고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이날 이 움직임의 주동적 역할을 맡고있는 한 의원이 밝혔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김종필 당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수뇌들은 곧 확대연석회의를 열어 대책을 협의할 것이라는데 김 의장은 17일 『공식기구에 입각하지 않은 모든 행동에 대해 응분의 강경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서한을 전국 지구당에 발송, 공화당 안의 심각한 공천경합의 양상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국구에 대립 격심|당 중견들은 당내우위를 요구>
◇민중당
민중당의 공천경쟁은 전국구에서 큰 대립을 보이고 있으며 지역구는 86개 구가 사실상 내정되고 나머지 45개 구 중 21개 구도 당외 유력인사에 대한 입당교섭이 거의 끝났으며 22개구 만이 당내경합에 걸려있다.
당 운영회의는 전국구 후보는 재 공천을 피하고 당 대표급과 야당 대통령후보 단일화 추진위에 참가하고 있는 재야인사 중 민중당에 입당하는 인사 및 각계 1인씩 등 순위로 공천한다는 방침을 내정했으나 현 전국구 국회의원 일부와 중견 간부들은 이 방침에 크게 반발, 같은 조건이면 당내인사에 공천 우선권을 주도록 하는 당내우위원칙을 세우기 위해 선거대책위에서 공천기준을 마련토록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역구 공천은 운영회의가 결정짓게 되는데 지구당위원장들은 지난번 선거의 차점자도 현 국회의원과 동일한 대우를 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지구당위원장이 아닌 인사들은 당선 가능성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맞서있다.
그런데 당 조직국은 지난 10일부터 두번째 전국조직진단에 나섰는데 이 결과에 따라 공천기준을 마련, 선거대책위에 내놓게 될 것이다.

<개별 면담으로 조정|서울·부산 등 대도시 경합치열>
◇신한당
신한당은 공천 경합이 치열한 서울·부산 등 대도시와 일부 지방 27개 지구에서의 경합을 조정키 위한 작업에 착수했으나 경합은 점차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당 조직국은 대통령 선거실시 전에 지역구입후보 공천을 매듭짓기 위해 3월중에는 공천자를 확정지을 계획으로 경합자들을 개별적으로 면담, 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 8개 지구 중 동대문갑(송원영 조기항) 성북을(김준섭 김은호 김중태) 동대문 을(정해영 전성천) 등 지구에서는 경합자들이 추호도 양보 없는 대결을 벌이고 있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남 나주에서는 민중당의 명정회 소속의원인 정명섭씨가 공천을 희망하고 있으나 현 지구당위원장인 이경 씨는 지구당대의원들의 연판장을 받아 중앙당에 제출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또한 전남 광주을구의 경우는 민중당을 탈당해 온 현 위원장 이필호씨에 대해 전위원장 김녹영씨가 『공천만은 양보할 수 없다』고 버티는 등 신한당 내의 공천을 둘러싼 싸움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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