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이런 일이… ” 검찰·법무부 패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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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차관이 사표를 제출한 21일 저녁 법무부와 검찰 분위기는 침통 그 자체였다. 김 차관은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지 8시간 만에 옷을 벗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믿기지 않지만 더 이상 차관직을 수행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차관) 개인적으로 안 됐지만 조직이 더 망가지기 전에 사퇴를 한 것은 그나마 잘한 일”이라고 했다. 김 차관의 한 측근은 “워낙 독실한 크리스천인 데다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해 (김 차관이) 며칠째 잠도 제대로 못 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김 차관이 사표를 내자 검찰 내부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전날까지만 해도 경찰 수사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했으나 또 다시 큰 상처를 입게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법무부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초상집 분위기라 할 말이 없다”며 “왜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지난해 불거진 김광준 부장검사의 수뢰사건과 전모 검사의 성추문 사건에 이어 불미스러운 스캔들이 몇 달 간격으로 반복되자 “마가 끼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 새 총장이 임명되고 조직을 추슬러야 할 시기에 차관이 불명예 퇴진을 하다니…”라고 했다.

 실제 동영상 존재 여부와 김 차관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 평검사는 “설마했는데 사실일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일선 검사들은 김 차관의 이름이 하루 종일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권에 오르자 “창피하다. 진짜 (성접대 사건에)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고 주변에 묻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검사는 “경찰이 법무부 차관을 음해해 수사권 조정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는 것”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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