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컴팩, 기관투자가 지지 업고 합병 적극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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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렛팩커드(HP)와 컴팩이 유럽연합(EU)의 합병조사 결과발표를 앞두고 기관주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합병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역내 독과점방지법규 위반여부를 조사한 EU가 이번주 결과발표를 통해 합병을 완전히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양사는 투자자들의 지지를 방패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합병이 성사될 경우 컴팩의 주가와 자산의 잠재가치 사이에 20%에 가까운 격차가 있다는 점으로 인해 주주들은 이번 합병의 성사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 업계전문가는 "컴팩의 주가와 잠재가치는 여전히 엄청난 수준"이라며 " 당국의 허가만 떨어진다면 이번 합병작업은 승리의 가능성이 큰 싸움"이라고 말했다.

기관투자자들은 4개월에 걸친 EU의 조사로 인해 양사의 합병기세가 주춤한데다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합병에 대한 회의론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이번 조사발표로 인해 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기관투자자는 "기술산업에서 4개월은 `영원'이나 마찬가지"라며 "EU의 결정으로 인해 성사여부가 더 확실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컴팩의 마이클 카펠나스 최고경영책임자(CEO)도 최근 "4개월간의 조사는 이번 합병에 치명적이었다"며 "빠른 진행과 발표는 우리의 노동자들과 고객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중소 기관투자자는 "3개월전만 하더라도 합병은 무산된 것으로 여겨졌으나이제는 해볼만한 싸움"이라며 "양측에 있어 합병은 최선의 대안이므로 이를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얼라이언스 캐피털도 대형 기관투자자로서는 처음으로 이번 협상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컴팩의 최대주주인 푸트남도 이번 협상을 지지하고 있다고 컴팩의 카펠나스 CEO는 전했다.

또 컴팩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합병을 지지하도록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는 HP의 밥 웨이만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으나 합병을 지지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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