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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빌딩 '대부'의 마지막 봉사

중앙일보

입력

한국보디빌딩의 '대부' 홍영표(57) 전 대한보디빌딩협회 전무이사가 스포츠식품 사업가로 변신하면서 체육계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1년전 "세대교체를 해야한다"며 16년만에 전무자리에서 갑자기 물러났던 홍씨는69년 미스터코리아 출신이자 국내 스포츠잡지로서는 최대 발행부수를 기록중인 '근육과 건강(Mustle & fitness)'의 발행인이다. 89년 보디빌딩협회 창립과 '93세계선수권 서울 개최, 부산아시안게임 정식종목채택이 그가 김남학 전 협회장과 함께 만들어낸 주요 작품들. 후배에게 길을 터준 뒤로 두문불출했던 그가 1년만에 은둔을 깨고 보디빌딩 저변 확대와 금지약물 예방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영양식품 제조사 '웨이더 뉴트리션'과 손잡고 아시아를 판매권으로 한 ㈜한국스포테크를 올해 설립하면서 취임 일성으로 수익의 10%를 꿈나무육성에 쾌척하겠다고 공언했다.

1년 후로 예상되는 이익발생 이후 연간 흑자를 25억원으로 잡을 경우 현재 보디빌딩협회 예산의 절반인 2억5천만원을 장학금으로 낸다는 것. "보디빌딩 때문에 돈도 잃고 쓸개도 잃었다"는 그이지만 전무로 재직시 협회장이었던 김남학 한화제약 회장이 의리를 잃지 않고 수입과 포장, 판매를 무료로 해주겠다고 나서 꿈나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특히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웨이더 제품이라고 속인 가짜 영양제가 난무하는 국내 암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이에 덩달아 선수들 사이에 금지약물에 대한 경계심리가 확산되는 등 벌써부터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실 그동안 국내 체육계는 선수는 물론 일반 학생과 동호인들까지 몸만들기와입시 준비 등에 급급한 나머지 난드롤론 같은 도핑 성분이 포함된 불법 약물을 암시장과 일부 약국에서 구입, 복용해 골머리를 앓아왔다.

홍씨는 "주 5일제 근무 실시 등 사회적 환경 변화로 헬스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우리 몸에 맞는 영양제 소개와 금지약물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변신의이유를 밝히고, `십일조' 약속에 대해서는 "보디빌딩 하나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받은 은혜를 갚아야할 마지막 시간이 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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