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 아웃점 '메뉴'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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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 아웃 창업이 크게 늘고 있다.

1998년 에스프레소 커피점에서 시작된 테이크 아웃 열풍이 전체 외식업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아이템도 아이스크림.샌드위치.햄버그 등 패스트푸드뿐만 아니라 바베큐.생맥주.케밥.한식.일식까지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생과일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부상하고 있다.

테이크 아웃점은 시간에 쫓기는 젊은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 등의 취향과 맞물려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부장 출신의 김창범(48.가명)씨도 테이크 아웃 창업을 위해 두달째 시장 조사 중이다. 창업 준비금은 1억 5천만원. 그는 아이스크림이나 중국 음식 전문점을 열기로 마음먹고 영업 중인 점포를 돌며 매출을 분석하고 있다.

◇ 고학력.여성 창업자가 특히 선호=창업 희망순위 1.2위를 다툴만큼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고학력자.젊은층.여성들이 선호한다.

테이크 아웃점이 인기를 끄는 것은 적은 자금으로 창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평수 5평 안팎이면 점포를 낼 수 있으며 점포 없이 트럭을 이용해 옮겨다니며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점포가 좁아도 창업할 수 있어 임대료와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 인테리어비도 절약되기 때문에 개설 자금(임대료 제외)이 3천만원만 있어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인력도 아르바이트생 한 두명이면 해결할 수 있다. 세련되고 깔끔한 서구적 이미지도 예비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체인점에 가입할 경우 품질 관리.유통.물류.홍보 등을 체인 본사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점포를 운영할 때보다 위험부담이 적다.

◇ 목이 좋은 곳을 잡아야=고객의 대부분이 10대 후반~30대 중반이기 때문에 대학가 주변 등 젊은이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유리하다. 커피.아이스크림.케밥 등의 패스트푸드류가 특히 그렇다.

스타트 119닷컴 이규열 본부장은 "점포를 어디에 내느냐에 따라 승패의 70%가 결정된다. 투자비가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업종에 따라서는 점포 구입비로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개설자금을 포함해 1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커피.아이스크림 전문점의 경우 상권이 뛰어난 곳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창업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일부 체인점은 더 이상 신규 가맹점을 내주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치킨점.초밥 배달점.만두 테이크 아웃점 등은 주택가에서도 시작할 수 있다.

적은 자본으로 테이크 아웃점을 창업하려면 숍인숍 형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주유소.대형 빌딩.지하 쇼핑센터.고속도로 휴게소 등의 매장 일부분을 임대하는 형태다. 일반 외식업을 하면서 테이크 아웃을 병행하는 숍앤숍 방식도 있다.

한편 테이크 아웃점은 젊은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해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다. 소규모 점포에서 풍기는 초라함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김상우 기자sw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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