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분신」 외환은행의 임원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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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외환은행설립이 14일자로 1백억원의 자본불입을 완료, 17일에는 운영진이 탄생함으로써 내년 1월16일 한은신관에서 개점이 확정되었다.
새로 설립된 외환은행을 운영해나갈 임원진은 행장에 서봉균(청와대정무비서관)씨, 전무에 정원훈(한은이사)씨, 이사에 김봉은(한은 동경주재이사) 윤승두(한은문서부장) 진경득(한은동경지점장) 배수곤(한은 홍콩지점장) 김선근(한은인천지점장) 제씨와 감사에 이중윤(은행감독원 제1국장)씨.
한말로 표현해서 이번 외환은행인사는 행장 서봉균씨를 제외한 나머지중역이 모두 한은에서 배출되었다는 점과 대부분의 중역이 한은 해외지점장을 지냈거나 현재 외환 및 외국부관계 전문가들로 구성되었다는 점이 그 특색이다.
이는 바로 외환은행이 앞으로 들어올 외국은행 지점들과 경쟁을 해야하는 보다 차원 높은 개방체제를 지향해야하고 업무 기술면에서도 국내외환은행(현 시은외국부)을 선도해야하는 무거운 위치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서봉균 외환은행장은 미국 「휘튼」대학과 「하버드」대학의 대학원을 거쳐 53년에 미 연방준비은행조사역을 거친 금융경력을 밟았고 국내에서는 대전방직전무·재무부차관·재무부장관직무대리를 거치는 동안 금융계와 간접적인 결연.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그의 역량과 함께 기대할만하다는 평이다.
그리고 현직이 외환관계가 아닌 윤승두 이사는 대판지점장을 지냈고 김선근 이사는 서독사무소장을 지낸 외환전문가, 감사인 이중윤씨는 은행감독원 제1국장이란 요직에서 시은의 감독을 맡아왔던 만큼 이번 외환은행인사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을 듣고있다.
이번 새 중역진의 탄생으로 외환은행은 20일까지 설립등기를 끝내고 나머지 직원구성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 한은 외국부와 외자부가 「환은」의 모체가 될 것인 만큼 대부분의 부차장급이 한은측에서 나올 전망이며 다른 직원들도 한은 각과임원에서 10%이상 차출이 진행되고 있어 시은을 비롯한 외부진출의 길이 거의 막혀있는 셈.
한은이 출자도 전담했지만 인사마저 주류를 잇고 있어 중앙은행의 자식은행이 새로 세워진다는 뒷말을 듣고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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