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풍년|신춘 중앙 문예를 마감하고|8개 부문 총4천1백31편 작년보다 천여편 많이 응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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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문학도들의 창작의욕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일로 마감한 신춘 「중앙문예」의 응모작품은 한국문단에서 일찌기 볼 수 없었던 「문학풍년」을 보여 주었다. 8개 부문에서 작년보다 무려 1천수백편이 앞섰다. 그것은 문학가 지망열이 높아졌다는 단순한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어느 문학평론가는 오히려 사회 현상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세파의 음영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쓰게 만든다』는 관찰이었다. 그러나 신춘「중앙문예」의 소재들이 주는 인상은 그런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진지한 인간에의 탐조들이 엿보인다.
6·25의 악몽이 작품으로 처리된 경우도 비교적 활발하다. 단순히 전화보고로 끝을 맺는 평면적인 작품들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한 면의 신춘문예는 사회풍조의 저류를 비추어 주고 있다.
「빈곤」과 「성」과 좌절감들이 압박으로 느껴진다. 풍자적이고 은유에 넘친 소재들이 퍽 적어진 것도 한 경향이다. 한때 음울한 분위기를 주던 「정치격랑」은 차츰 퇴색하는 징조랄까?
동요나 시조의 응모율이 현격히 높아진 것은 「중앙시조」와 「중앙동산」의 자극일 것이다. 문학평론에선 작년의 「염상섭론」이 활발했던 경우와는 대조적으로 「한용운론」이 금년엔 각광을 받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14일 정오 현재집계 된 8개 부문의 총 응모 수는 4천1백31편으로 중앙일간지 중에서 최고의 성황을 이루었다. 이 작품들은 세심한 예심을 거쳐 본심에 넘겨질 것이다. 입선작 발표는 신정호지상에. 각 분야별 응모 수는 별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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