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교포코치|여자배구「팀」의 김경자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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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재일 교포아가씨가 제5회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는 태국대표 여자배구선수단 코치를 맡고있어 화제. 올해 24세인 김경자양은 심정경자로 알려져 있다.
일본 능본현 구마군에서 태어나 아직 한번도 한국에 가본 일이 없는 교포. 일본에 할머니와 부모 그리고 4명의 여자동생들이 살고있는데 김 양은 장녀. 한국말은 두세 마디씩 알고있을 뿐인데 그나마 할머니에게 어려서 배웠다고 한다.
김 양이「방콕」에 온 것은 작년 3월.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있는 아저씨 김우철(심정상사합자회사 대표이사 194-17·Petbui Road)씨를 찾아왔다가 김씨가 태국배구협회에 관계하고 있는 것이 인연이 되어 여자배구단 코치를 맡게 되었다는 것.
그때까지 태국에서는 배구가 성행하지 않고 있었는데 아세아경기대회 주최국으로서의 면목을 살리기 위한 전 종목 출전 때문에 작년 3월부터 여자배구에 관심을 두었다고 한다. 여자배구 코치를 물색 중 마침 일본에서 배구선수로 있던 김 양을 발견하자 태국배구협회는 김 양에게「코치」취임을 간청했다는 것이다.
김 양은 일본 대분현구저 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사론파스」회사에 취직되어「사론파스」여자배구단선수로 있었다.
구력은 여중 때부터 시작, 올해로 12년.「사론파스」대표선수로 4년간 활약했고 조흥은행 「팀」과도 일본에서 대전한바 있었다. 그때는 아깝게도 졌다고 김 양은 말했다.「사론파스」배구단은 일본여자실업배구 계에서「베스트·텐」에 낄 수 있는「팀」. 배구선수라곤 한사람도 없던 태국에서 김 양의 코치를 받은 후 각 대학에서 선수를 모아 훈련을 시켜 오늘의 태국여자배구선수단을 아시아대회에 출전시키게 되었으니 김 양이야말로 태국여자배구의
창시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치취임 승낙과 더불어「사론파스」회사에는 사표를 제출했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손짓 발짓으로 기초부터 가르치는데는 여간한 고통이 아니었고 거기다 기후와 음식이 맞지 않아 6개월간은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고 김 양은 1년9개월 전을 술회했다.
한마디도 못하던 태국어가 이제는 어느 정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숙달되어 2일 하오 찾은 International School 강당에서는 능란하게 선수들을 훈련시키고 있었다.
『태국선수들의 실력은?』『일본의 고등학교 정도여서 아직 미숙합니다. 키가 작은 신체적인「핸디캡」도 있지요.』
대회가 끝난 후 이곳 체육대학 강사로 있으면서 계속 태국여자배구 계의 발전을 위하여 봉사하겠다는 앞날의 설계. 좋은 배우자가 있으면 결혼하여 영주할 생각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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