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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호서 찾아낸 장군의 딸 최 여인 실종38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난 10월 20일 대만에서 실종되었던 최용덕 장군의 영애 보욱 여사가 실종된 지 38일만에 발견되었다. 실종직후 대만에선 전형사대를 풀어 수색하는 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 여사는 지난 11월 28일 대북 동남방 2백40「킬로」 떨어진 화련시 해변가 방공호 속에서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대만성 경무처에서 들어온 것이다.
최 여사는 어린 시절을 중국에서 보냈고 17세 땐 미국으로 건너가 4년 동안 공부도 했는데 이때 미국에 있던 자기 수양어머니가 너무 엄하게 다루었기 때문에 상당히 반발한 모양.
원래 어려서부터 귀염만 받고 자라던 그녀였기 때문에 미국서 돌아온 후로는 전보다 화를 더 잘 내고 거친 성질이 나타나 의사들이 안정시켜야 된다는 충고를 하기까지 했었다.
61년에 주중 한국대사로 부임한 아버지 최용덕씨를 따라 중국에 온 최 여사는 의광유치원에서 선생으로 있던 원장의 수양아들인 반명오 육군소령과 사귀게 되었다. 그러다가 62년 최 대사가 외무부로 대기발령을 받아 한국으로 가기 두달 전에 보욱 여사는 반 소령과 결혼, 줄곧 대만에 살고 있었으나, 이번 가출은 처음이 아니고 결혼 후 세 번째라고 한다. 첫 번째는 아이를 낳은 후 얼마 되지 않아 집을 나갔다가 이틀만에 자기혼자 다시 돌아왔었고, 두 번째 가출했을 땐 근처에 있는 공군가족에 의해 3일간 보호를 받다가 경찰에 인계되었던 것. 집을 나갈 때마다 최 여사는 목적도 방향도 없이 걷다가 생각나서 돌아오려고 하면 기억이 흐려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게 된다고 남편 반씨가 말했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20일 하오 또 갑자기 가출하자 최 장군 부부와 남편 반씨는 근처를 헤매며 찾았으나 허탕, 결국 경찰에 「실종신고」를 내고 신문에 「심인공고」를 싣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근처에 있는 어느 잡화상 주인은 그날 저녁 6시께 최 여사가 자기 가게에 와서 담배 두 갑을 사 가지고 좀 서성거리다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각지에서 주인 없는 변시체의 모습이 보고되었으나 최 여사는 없었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본 기자가 경무처에 들러 최 여사 실종사건을 묻고 있는데 방금 화련경찰서에서 이상한 보고가 들어왔다고 한다.
즉시 경비전화로 화련경찰서로 알아본 결과 한 이상한 여자를 해변가 방공호에서 발견코 여관에서 보호중이라는 것. 대략 말하는 그 여자의 신원은 임신중인 최보욱 여사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의문시되는 점이 있다. 돈도 한푼 없었고 신분증도 없이 나간 최 여사가 어떻게 멀리 화련까지 갔었는지, 유괴되었던 것은 아닌지? 이는 곧 경찰의 조사로 밝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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